국내 2위 맥주업체 오비맥주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이하 KKR)의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오비맥주 인수를 통해 소주에 이어 맥주 시장까지 진입, 주류왕국을 건설하려던 롯데그룹의 야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28일 KKR의 국내 에이전시는 "KKR 본사가 오비맥주를 소유한 AB인베브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면서 "한국 시장 전망이 밝고, 오비맥주가 좋은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KKR은 앞으로 AB인베브와의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오비맥주에 대한 세부 실사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KKR이 제시한 매입 액수는 AB인베브가 내놓은 20억달러보다 약간 낮은 19억 달러(약 2조5,000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그간 오비맥주 인수에 공을 들여왔던 롯데는 일각에서 여전히 제기되는 막판 인수협상설에 대해 "사실상 오비맥주 인수는 물 건너 간 것"이라고 사안 종결을 선언했다. 롯데그룹 장병수 전무는 "워낙 양측의 액수 차이가 컸다"며 "다만, 사모펀드의 특성상 일정기간 투자 이득을 얻으면 되판다는 점에서 몇 년 뒤 KKR과 재 매각협상을 벌일 수도 있고 맥주회사를 새로 신설하는 문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맥주시장 진출 의지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오비맥주의 새 주인으로 유력시되는 KKR은 블랙스톤과 함께 세계 양대 사모펀드로 불린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48개의 기업을 운영하는데, 이들 기업의 고용 인력만도 85만명에 달한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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