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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동부제철 건설현장 가보니…

입력
2009.04.2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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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충남 당진의 동부제철 공사 현장. 총 8,800억원이 투자되는 전기로(電氣爐) 방식의 제철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2007년 11월 첫 삽을 떠 17개월 가량이 지난 지금, 허허벌판은 쇳물 생산에 필요한 설비로 가득 채워졌다. 공정률은 91%. 7월이면 공장이 가동된다.

부두 옆에는 쇳물 생산 원료인 고철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이를 운반할 컨베이어 벨트 형태의 투입장치와 2기의 거대한 전기로도 설치됐다. 또 여기서 나온 연간 300만톤의 쇳물을 떡가래 형태로 만드는 연속 주조기, 이를 다시 고온에서 눌러 열연제품을 만드는 압연기도 모습을 드러냈다.

동부제철은 그간 열연제품을 외부에서 들여와 가공한 뒤 컬러강판 등 건축자재와 자동차 내판, 도금강판 등을 생산해왔다. 문제는 열연제품을 자체 생산하지 못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 대형 제철소들이 독점 생산하는 열연제품 가격은 높게 형성되는 반면, 동부제철과 유니온스틸 등이 가공 판매하는 냉연제품 값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돼 왔다.

실제 동부제철의 작년 영업이익률(영업이익 310억원/매출 3조원)은 1%를 갓 넘은 수준이다. 결국 수익성이 좋은 원료(열연제품)를 직접 만들지 않고는 회사가 성장 모멘텀을 찾을 수 없다는 게 김준기 회장의 결론이었다. 특히 강원 동해에서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제철공장(삼화제철소)를 보면서 자란 김 회장에겐 제철공장 건설이 오랜 숙원이었다. 그래서 사명도 동부제강에서 동부제철로 바꿨다.

그 꿈은 이제 거의 완성단계에 있다. 동부제철은 7월부터 쇳물 생산을 시작해 ▦9월까지 설비 성능시험을 거치고 ▦연말까지는 생산성을 높인 뒤 ▦내년 1~3월 품질 완성도를 높여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길상 부사장(건설본부장)은 "단일 전기로 제철공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라며 "현 일정대로라면 공사기간을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 최대(연산 250만톤) 전기로 제철공장은 미국 뉴코르 버클리와 SDI가 보유한 설비다.

첨단 친환경 시설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동부제철이 도입한 '콘스틸' 방식은 고철을 전기로의 뚜껑을 열어 넣는 방식이 아니라, 전기로 측면에 구멍을 내 컨베이어 벨트로 투입하는 형태다. 큰 뚜껑을 여닫는 방식이 아니라서 전기로 가동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은 물론, 열 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아직 모든 걸 낙관하긴 이르다. 이탈리아(전기로)와 일본(압연기) 등에서 최신식 설비를 들여와 가동하는 것이지만, 여기서 나온 열연제품이 품질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화로 지불해야 하는 설비대금이 늘어난 점도 부담이다. 생산능력을 연산 250만톤에서 300만톤으로 늘린 탓도 있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총 투자비는 당초 6,500억원에서 8,80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렇더라도 일단 열연제품을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점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동부제철은 공장 가동이 본격화하는 2011년에 열연제품 매출이 2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포스코와 일본 JFE의 열연제품을 쓰느라 지출한 비용이 크게 줄어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광희 부사장(열연공장장)은 "열연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1~2%인 영업이익률이 12.5%로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진=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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