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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악역' 맡은 이종상 토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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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악역' 맡은 이종상 토공 사장

입력
2009.04.2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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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에 오른 지 10개월이 다 됐지만 하루도 편히 잠을 자본 적이 없네요.

한국토지공사 이종상(60ㆍ사진) 사장은 국내 공기업 사장 중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최고경영자(CEO) 중 한 사람이다. 주택공사와의 통합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토공 노조를 설득해야 하는 무거운 책무를 짊어지고 사장에 취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직원 감축과 임금ㆍ휴일 반납 등 구조조정의 칼날도 휘두를 수밖에 없는 처지라서 더욱 그렇다. 토공 안팎에서 '악역을 맡은 CEO'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취임 10개월이 되면서 성과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미약하지만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공사 내부에서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고, 이 사장이 주도한 토공 경영혁신의 결과물도 이곳저곳에서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환갑을 맞는 이종상 사장의 지난 10개월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취임 후 힘겨운 10개월을 달려왔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토공 사장을 맡게 돼 예상치 못한 난관을 겪어야 했다. 우선 토공 자체의 재무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부 방향과 보조를 맞춰 경제 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을 지원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신년 초 비상경영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고, 전 직원들의 노력과 협조로 이제 결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비상경영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Bridge 개혁'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국가정책 사업의 차질 없는 실천(Behavior), 불합리한 제도개선(Reformation), 내부 개혁을 통한 혁신(Innovation), 국가와 고객에 헌신(Devotion)과 진실(Genuineness)된 마음으로 국가적 비상상황(Emergency)을 극복하는 의지를 말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우선 20대 중점과제를 선정해 사장 주재 하에 3개단 6개반의 추진 조직이 매월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아제르바이잔 해외 신도시 계약과 베트남 하노이 인근 박장성 전용공단 투자승인 등 토공의 미래 먹거리 사업 확대에 성공했다. 그간 총 232건 3,038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했고, 이를 국내 민간기업 유동화 지원에 상당 부분 할애했다. 또 본사 조직을 슬림화하고 업무성과와 역량중심의 인사개혁도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청렴도에서 81개 기관 중 4위에 오르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

-주공과의 통합 문제는?

"민감한 문제인데다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언급하기 곤란하다. 다만 노조가 취임 초기와 달리 무조건 반대만 하는 입장이 아니라는 점은 말할 수 있다."

-토공이 땅 장사를 했다는 비난도 없지 않은데.

"그런 이미지가 있지만 분명 오해다. 토공은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값싸고 좋은 택지와 산업단지를 공급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오해를 풀기 위해 계약심사단을 만들고, 전체 사업지구의 조성원가를 공개토록 했다. 앞으로 토공이 조성하는 택지용 토지는 5%, 산업단지용 토지는 10%를 인하할 계획이다."

-토공 구조조정도 했는데.

"유능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2급 갑ㆍ을의 직급을 통합하고, 주요 보직에 2급 8명을 배치했다. 또 성과와 능력에 따른 보임 인사를 단행해 부서장의 56%를 교체했다. 앞으로도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젊은 인재를 과감히 등용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대한 주문이 많은데.

"토공은 그간 국내에서 쌓은 신도시 개발 능력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실이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신행정도시 PM(Project Management) 사업 수주로 연결됐다. 총 사업비 565억 달러의 절반 가량을 국내 기업들이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베트남 박장성 정부로부터 한국 전용공단 개발 사업 투자허가 승인도 받았다. 현재 토공은 14개 국가에서 15개 해외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 토공은 한국형 신도시 수출에 매진할 것이다."

-올해 계획은.

"올해는 국가 경제적으로 힘든 해다. 그래서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에 앞장 설 것이다. 또 재무안정성과 치밀한 사업관리, 내부개혁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 노사 간 이해와 협조를 토공의 큰 방향으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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