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는 언제 밟아야 하나?'
요즘 증시의 화두다. 연초대비 30%이상 튀어 오른 지수는 눈에 띄는 조정 없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언제쯤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지, 이대로 두면 엔진과열로 아예 터져버릴 지 몰라 걱정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이쯤에서 파티를 끝내야 할까. 아님 더 즐겨야 할까. 밖에 있다면 지금이라도 파티장으로 뛰어들어가야 할까. 불안한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개미들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전문가와 투자자의 가상대담으로 엮어봤다. 참석자는 현재 투자자인 정모(36ㆍ회사원)씨과 투자대기자 이모(53ㆍ주부)씨,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이다.
-정: 한 달도 안돼 40%이상 수익을 냈다. 자꾸 욕심이 생긴다.
-이 연구원: "지속적으로 바이&홀딩(Buy and Holdingㆍ매수 및 보유)하라. 1,400이 좀 넘으면 꼭지일 테니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이익을 실현해서 위험을 줄이라."
-정: 한편으론 이만하면 족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오 파트장: "유동성 랠리가 아직 마무리 단계는 아니다.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보유하고 흐름을 유지하라. 지금 팔아버린 뒤 만약 주가가 오르면 따라잡기(추격매수) 힘들다. 단기등락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말고 갖고 지켜라."
-이: 더 오른다는 얘긴데,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말인가?
-이 연구원: "아직 먹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단 너무 올라간 종목보다 저평가 종목을 살펴라. 그렇다고 많이 빠져서 값이 싼 종목은 손을 대면 안 된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강한 상승을 나타낸 업종 중 주도주를 찾아라. 극(저평가)과 극(주도주) 전략인 셈이다. 단기대응으로."
-오 파트장: "내 생각은 다르다. 신규 투자라면 쉬어가는(조정) 시점을 고민할 때다. 1,400, 아니 1,500도 갈 수 있지만 악재가 나오면 100포인트 빠지는 건 예사다. (이씨가) 지금껏 상승을 눈으로 확인하고 이제야 덤비겠다는 건 단기꼭지가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조정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게 안전하다."
-이: 주변에서 돈을 벌었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견딜 수가 없다.
-오 파트장: "조급하게 여기지 마라. 만약 지금 분위기가 추세적으로 바뀐다면 먹을(매수) 기회는 또 온다. 지금은 쉬어가는 게 낫다. 곁눈질하지말고 차라리 밀릴 때 어느 종목을 살 건지를 점검하라."
-정: 계속 보유하려면 추가 상승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이 연구원: "미국 다우지수가 9,000은 간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도 10%정도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데, 1,400 조금 넘어서는 지점이다. 아직 오를 여지는 있다."
-이: 조정이 올 테니 다음 기회를 노리라면서?
-오 파트장: "지금까지 상승은 돈(유동성)의 힘이었는데, 현재는 주가가 싸지 않다. 싼 맛에 밭떼기(업계 용어로는 '물량떼기') 식으로 사들여 현재 더블이 된 거 아닌가. 1,400이 되면 조정이 올 것이다. 어찌 보면 지금도 조정이 진행 중이다. 종가기준의 가격 조정만 얘기하는데, 사실 장 중에도 수없이 조정(기간 조정 포함)이 이뤄지고 있다."
-이: 주변에선 조정이 없을 거라는 얘기도 많이 하는데.
-오 파트장: "두 가지 딜레마다. 주가가 더 오르려면 기업이익이 좋아지거나 조정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는 조정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기업이익은 한순간 개선되는 게 아니다. 추가상승을 위해선 펀더멘털 개선이 동반해야 한다."
-정: 챙겨야 할 요소는 뭐가 있나, 앞으로 전망은.
-이 연구원: "미국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건전성 심사)가 옥석 가리기 통한 구조조정으로 갈 줄 알았는데 악조건 속에서도 대출은 가능케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아니라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GM처리문제, 더블딥(일시회복 후 다시 침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저점은 이전보다 높은 1,200언저리가 될 것이다."
-오 파트장: "미국쪽은 대충 그림이 그려지고 있어서 잔병치레는 몰라도 쇼크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영국 등 금융부실이 부각되고 있는 유럽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정: 종목을 찍어주면 안되나.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단기적으로는 그린(Green) 테마"(이 연구원), "업종판단을 해야 한다. 단 지금까지 올라가지 않은 주식은 상태가 안 좋은 것이니 쳐다보지도 마라."(오 파트장)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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