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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인플루엔자 비상/ 여행·양돈업계·의료계…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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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인플루엔자 비상/ 여행·양돈업계·의료계… '비상등'

입력
2009.04.28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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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미국 등 돼지 인플루엔자(SI) 주요 감염국을 통해 국내에도 곧 감염 환자가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계와 기관에도 비상등이 속속 켜지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여행업계. 다음달 초 황금연휴(1~5일)를 앞두고 모처럼의 호황을 기대하던 업계는 멕시코, 미국에 이어 프랑스, 뉴질랜드 등 여행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도 환자 발생 소식이 들려오자 대규모 여행 취소 사태가 일어날까 바싹 긴장하고 있다.

멕시코 등 중남미 8개국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A여행사에선 27일 출발 예정자 15명 중 2명이 예약을 긴급 취소했다. 여행사 관계자는 "3주 일정 중 멕시코 여행은 이틀뿐이고 당일 취소 땐 약관상 여행비 880만 원의 절반을 못받는데도 예약 취소자가 나왔다"며 "미국과 유럽, 뉴질랜드 여행 상품도 돼지 인플루엔자를 우려하는 예약자 문의가 잦아졌다"고 전했다.

다음달 출발하는 멕시코 여행 상품을 판매 중인 B여행사는 "환율 상승에 돌발적인 전염병 사태까지 겹쳐 예약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돈업계와 돈육 유통업계도 직격탄을 맞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돼지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질환이라 식품으로 전파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전문가들의 설명에도 불구, 이번 사태가 소비량 급감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서 돼지 1,000여 마리를 키우는 심모(54)씨는 "사료값 때문에 돼지 출하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이번 일까지 터졌다.

국내산은 방역을 철저히 하는 만큼 너무 호들갑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동의 한 음식점 주인은 "삼겹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20%쯤 줄어든 손님이 수입 고기 기피로 더 줄어들 것 같다"며 울상지었다.

의료계는 "아직까진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없다"면서도 환자가 급속히 양산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김우주 교수(감염내과)는 "응급실이나 외래를 통해 환자가 들어올 경우 신속하게 격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병원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라며 "국내 개발 중인 계절독감 백신 중엔 돼지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은 타미플루, 리렌자 등 기존 치료제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현재 250만 명분인 타미플루와 리렌자 보유량을 500만 명분으로 늘릴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돼지 인플루엔자 길목 차단에 분주하다. 공항검역소는 발열 증세를 보이는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자를 찾아내려 입국 심사대에 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의 검역 체계를 25일부터 가동하고 있다.

윤민호 검역관은 "현재는 멕시코 전역, 미국 캘리포니아ㆍ텍사스ㆍ캔사스 등 3개주(州)와 뉴욕 등 환자 발생 지역을 거쳐온 입국자가 검역 대상이고,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승객이 원할 경우 진단 키트로 30분 내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끔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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