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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MB 박근혜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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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MB 박근혜 정몽준…

입력
2009.04.28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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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이맘 때면 정치권은 아주 복잡할 것이다.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작업이 한창일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 공천이 순조로웠던 때가 있었을까 싶지만 내년 지방선거 공천은 그 어느 때보다 미묘하고 뒷말이 많을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그럴 것이다. 지난해 총선, 이번 4ㆍ29 재보선의 경주 공천에서 그랬듯 '친이(親李)냐, 친박(親朴)이냐'는 다툼이 치열할 것이다. 혹자는 지방선거에서 공천할 자리가 그렇게 많은데 적절하게 안배가 이루어지지 않겠냐고 말한다. 공천 대상이 무려 3,867명에 달하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러나 그건 정치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시장 군수 시도의원이 우리 편이냐, 아니냐가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는 정치인이면 다 안다. 더욱이 이들은 모두 전당대회 대의원들이다. 자기지역 당원들에 대한 영향력도 크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당 대표나 대선 후보에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사들이라는 얘기다.

일단 내일(29일) 재보선 결과로 당 지도부가 교체되는 홍역을 겪지 않는다면, 당 대표 임기는 내년 7월까지다. 내년 지방선거 후 석 달 만에 당 대표가 새로 나오는 것이다. 지금 박희태 대표는 관리형이기에 주류건 비주류건 예민한 시선을 보내지 않는다.

하지만 내년 여름에 선출될 당 대표는 2012년 4월 총선을 책임지고 이후 벌어질 대권경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나 정몽준 최고위원 등 현재 부각된 대권주자들은 물론이고 이상득 의원, 이재오 전 의원처럼 당내 주주들도 그저 구경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내년 7월의 당권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지방선거 공천에도 이들과 각 계파는 경합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가설은 친이와 친박이 손을 잡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아마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런 그림을 원할 것이다. 문제는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총선, 재선거, 개각이나 당직 인선에서 보듯 정권을 잡은 세력은 천신만고 끝에 얻은 과실을 화합이라는 명분 때문에 경쟁세력에 그냥 주지 않는다. 주지 못한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지도자가 탕평을 택하고 싶어도 그를 따르던 수많은 식솔들이 "남 좋은 일 해주려고 이 고생을 했느냐"고 아우성치면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본질적으로 정권의 주류는 자기 후보를 내고 싶어하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자신들의 노선과 이해를 대변할 후보와 손잡고 싶어한다. 그런 속성 위에 정몽준 최고위원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 주류 인사들은 "우리는 사람이 없냐"고 일축하겠지만, 박 전 대표에 그나마 필적할만한 대중적 인물은 정 최고위원 정도고 좀더 확대하면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강재섭 전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까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먼 일이고 경제살리기가 시급한 때라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잠재적 대권주자나 도전자들은 이런 저런 궁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과 선택이 가장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아직 길고 긴 여정이 남아있지만 이 대통령이 무심한 행보를 할지, 아니면 누구의 등을 두드려줄지에 따라 권력구도는 춤을 출 것이고 박 전 대표나 정 최고위원의 발걸음도 달라질 것이다. 그 시작일 수 있는 내일 재보선을 앞두고 떠오르는 단상(斷想)이다.

이영성 부국장 겸 정치부장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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