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놀다니 정말 실망이다.", "마약을 한 게 무슨 죄냐?" 배우 주지훈이 복용한 마약은 대마초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위험한 엑스터시다. 또한 주지훈과 그의 친구들은 공급책 역할을 한 여성 연예인에게 상습적으로 마약을 구입했고, 유흥업소 직원들과 환각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이쯤 되면 여론의 향배는 분명하다. 주지훈의 재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종종 예상 밖의 의견도 볼 수 있다. 개인의 선택에 따라 복용한 마약이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물론 이는 보다 급진적인 입장도 존재하는 인터넷에 올라온 의견일 뿐이고, 그 중에서도 일부다.
하지만 "선처를 바란다"나 "배우가 아깝다"는 옹호 의견 대신 마약도 선택의 하나라는 의견은 한국 사회에서 감히 꺼낼 수 없었던 주장이다.
한국 사회에서 마약 복용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이다. 대마초의 경우 이미 비 범죄화 주장이 나왔고, 가수 신해철은 "마약 복용보다는 판매와 유통을 근절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주지훈은 실정법을 어겼고, 그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건강에 치명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마약 복용을 개인의 선택으로만 보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마약 복용 연예인을 단지 '퇴폐'와 '불법'이라는 이유로 복용자만을 비난하고 단죄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 역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약을 하는 건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기까지 하는 세대가 등장한 상황에서, 처벌만으로 복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마약을 하지 말아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차근차근 제시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해외의 경우는 매스미디어와 스타들이 나서 마약 복용 반대 캠페인을 벌인다. 여기에는 마약을 복용했던 배우들도 참여해 마약의 해악을 증언한다.
또한 그들 중에는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갱생에 성공한 뒤 전보다 더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경우도 있다. 물론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복귀는 실질적으로 대중의 여론이 결정하는 것이니, 주지훈이 이전과 같은 인기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단지 "마약을 한 연예인은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끝내기 보다는 연예인 개인에게나 사회 전체적으로 보다 좋은 결론을 끌어낼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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