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혼이 급감했다.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결혼한 지 20년이 넘은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 4건 중 1건 꼴이었다. 황혼 이혼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8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이혼건수는 11만6,500건으로 2007년 12만4,100건에 비해 7,500건(6.1%) 줄었다. 작년 6월부터 홧김 이혼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 이혼숙려제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6,6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5년째 감소세로 10년 전인 1998년(11만6,300건) 이후 가장 낮았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조(粗)이혼율 역시 2.4건으로 전년보다 0.1건 줄면서 1997년(2.0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전 연령대에서 감소세를 보였지만, 남자의 경우 50세 이상, 여자는 45세 이상에서 이혼이 늘어났다. 남자의 경우 50~54세 이혼(1만4,100건)이 전년보다 11.9% 늘었고, 55세 이상 이혼(1만6,000건)도 13.7% 증가했다. 여자는 45~49세 이혼이 5.3% 증가했고 50~54세와 55세 이상이 각각 17.7%, 15.9% 늘었다.
특히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20년 이상 동거 부부의 이혼은 2만6,900건으로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1%에 달했다. 전년도(20.1%)보다 대폭 늘어난 것으로, 거의 4건 중 1건에 육박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도 12.8년으로 2007년(12.3년)보다 더욱 길어졌다.
한편 한국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도 1만1,255건으로 전년보다 29.8% 증가했다. 전체 이혼 건수 10건 중 1건에 육박(9.7%)한다. 급증하고 있는 한국 노총각과 중국이나 동남아 신부들의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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