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가 처음 발생한 지난 17일 이후 멕시코를 거쳐 미국 LA와 텍사스 등을 통해 들어온 사람은 7,000~1만 명 정도로 추정됐다. 정부는 돼지 인플루엔자 잠복기가 3~7일 정도여서 이번주가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7일 돼지 인플루엔자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일일상황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입국객들을 검사하지만 5~10% 정도만 걸러지고 90%는 안 걸러지고 있다"며 "발열, 기침, 두통 등 인플루엔자 증세가 나타나면 보건당국에 즉각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리렌자' 보유분을 현재 250만 명분에서 500만 명분으로 늘리기로 하고, 예비비 사용을 신청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돼지 인플루엔자를 법정전염병으로 새로 지정하기로 했다. 새로 지정되면 상황에 따라 가축의 이동제한과 살처분 등을 할 수 있다. 또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에서 수입되는 돼지에 대해 실시하는 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모든 국가의 수입돼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돼지 인플루엔자 피해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의 돼지 인플루엔자 사망자는 103명으로 늘어났고 감염 환자도 1,614명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2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스코틀랜드,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등 유럽에서도 감염의심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이날 스페인 남성(23)이 역학 조사에서 유럽의 첫 돼지 인플루엔자 공식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유럽 대륙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돼지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멕시코 여행 경보 발령을 검토중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직은 위급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멕시코 국경지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연합(EU)은 발생 지역인 멕시코와 미국으로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30일 긴급 회원국 보건장관 회의를 열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는 6단계중 3단계에 해당되는 현 돼지 인플루엔자 경보 수준을 4단계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세계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 "인플루엔자가 지구적으로 확산되면 비용이 3조달러에 이르고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를 잠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개장된 유럽ㆍ뉴욕증시에서는 경기회복 지연 관측으로 항공 관광 호텔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급락하는 장세가 연출됐다.
유병률기자
박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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