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2007년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기치로 프로야구에 새 바람을 몰고 왔다. 팬 서비스만큼 실력도 으뜸이었다. 2007, 2008년 통합 2연패를 이룬 SK는 올시즌에도 선두를 질주하며 통합 3연패 꿈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때마다 SK가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건 못내 찜찜하다. 롯데 조성환은 23일 인천 SK전서 8회초 SK 채병용의 투구에 왼쪽 관자놀이를 맞았다. 광대뼈 3곳 골절로 24일 수술을 받은 조성환은 사실상 전반기를 접었다.
안타깝지만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진짜 사건'은 공수 교대 후 8회말에 터졌다. SK 박재홍(36)이 롯데 김일엽의 몸쪽 공에 발끈해 김일엽의 얼굴을 가격하려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후 양 팀 선수단 모두가 벤치를 박차고 나와 뜯어말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 공필성(42) 코치가 박재홍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말렸고, 공 코치와 박재홍은 일촉즉발의 실랑이를 벌였다. 둘은 경기 후에도 거친 말싸움을 벌였다.
공 코치와 박재홍이 서로 욕설을 먼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잘잘못을 따지기는 힘들다. 그러나 여론의 뭇매는 6년 후배 박재홍에게 쏠리는 게 사실이다. 사상 첫 250(홈런)-250(도루)를 달성한 데다 팀이 6연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는 점도 박재홍을 벼랑으로 몰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SK는 지난해 윤길현의 욕설 파문으로 홍역을 치렀다. 빈볼 시비 때 자신보다 열한 살 위인 KIA 최경환을 상대로 불손한 행동을 보인 윤길현은 공수 교대 과정에서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윤길현은 롯데팬들의 비난이 애꿎게도 자신에게 돌아오자 24일 미니홈피에 "너희 개념은 어쩌고"라는 글을 남겨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SK가 최근 3년간 빈볼 시비 등에 얽힌 사례는 무려 5, 6차례. 야구장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팬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만이 스포테인먼트는 아닐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볼썽사나운 일이 생길 때마다 왜 단골로 등장하는지 SK 스스로 돌아볼 때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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