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피 말리는 재보선은 처음이다."
한나라당 한 고위당직자가 26일 이틀 앞으로 다가온 4ㆍ29 재보선 전망과 관련해 내뱉은 푸념이다.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실제 이번 재보선은 지금껏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막판까지 혼전이 계속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5곳 중 전북 전주 덕진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투표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0대5 참패의 악몽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대 격전지인 인천 부평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연일 지도부가 총출동해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지만 민심의 무게 추는 여전히 불안한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측은 "초반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했고 GM대우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이 현실화한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장담했다.
반면 민주당 홍영표 후보측은 "타 선거구와 달리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청ㆍ장년층이 많은데다 MB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분노가 들끓고 있어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이ㆍ친박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경북 경주의 판세도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다. 친이 핵심인 정종복 후보를 내세운 한나라당은 "갈수록 우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측은 "드러나지 않은 표심은 박근혜 전 대표과 우리쪽"이라고 승리를 장담했다.
박 전 대표의 25일 대구행을 전후해 당내 친이ㆍ친박간 감정싸움의 일단이 드러난 것 자체가 경주 선거의 성격을 웅변한다.
전주 덕진은 무소속 정동영 후보가 앞서 있다는 데 이론이 없다. 그러나 완산갑의 경우 민주당 이광철 후보와 무소속 신건 후보가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어 신경전이 대단하다.
민주당이 신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적으로 후보 사퇴를 촉구한 게 단적인 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등이 막판 지원유세에 나설지를 고민 중인데, 정 후보측은 "오히려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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