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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2/ 與野 지도부에 드리운 '敗將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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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2/ 與野 지도부에 드리운 '敗將의 공포'

입력
2009.04.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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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9 재보선을 사흘 앞둔 26일, 여야는 인천 부평을에서 대회전을 펼쳤다. 그 최전선에는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서 있었다. 이번 재보선은 대표 취임 2년째를 앞둔 두 사람이 따로, 또 같이 맞이한 중차대한 고비다.

지난 몇 년의 재보선 선거사(史)를 보면 완패한 쪽은 예외 없이 지도부 얼굴이 바뀌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선 여야 모두에게 완패의 가능성이 있다. 부평 시내를 돌며 유권자들의 손을 잡은 여야 수장의 얼굴에 유난히 긴장감이 서린 이유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만큼은 지도부 책임론이 결정적이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전선이 선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여야가 맞붙는 부평 전선 위로 경주와 전주 등 내부 모순이 중첩됐기 때문에 책임론의 화살이 지도부로만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선거는 냉정하다. 정치권에서는 "좌절과 패배는 극복할 수 있어도 치사하다는 낙인은 사망선고"라는 말이 있다. 0대5로 전패하고서도 지도부가 이런 저런 이유를 내세우며 책임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한나라당 박 대표에게는 나름의 방어막이 있다. 자신의 출마를 포기했다는 점, 실세형이 아닌 관리형 대표라는 점에서 설혹 여당이 참패하더라도 그를 향해 돌을 던지기가 쉽지 않다.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와 소환이 역풍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나올 법 하다. '조기 전당대회'나 '비대위 구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당장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할 형편도 아닌데다 여권 핵심부는 "관리형 대표로 대안이 있느냐"는 반론으로 차단막을 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나라당이 5곳의 재선거 지역 중 두 곳 정도를 건진다면 박 대표는 일단 재신임이 가능하며 '10월 재보선 출마 티켓'이란 덤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 박 대표 보다는 어깨에 진 책임론의 무게가 훨씬 무겁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공천 배제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야당 패배의 결과가 나오면 대표직을 내놓아야 할 것"이란 비주류측의 경고가 벌써부터 서슬 퍼렇다.

주류측에서는 "당장 5월부터 여당과 다퉈야 할 정책현안이 산적한데 지도부 개편을 차후로 미루자"는 현실론을 내세울 수도 있지만 정치적 운명을 걸었다는 정 대표가 버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물론 민주당이 인천 부평과 전주 완산갑에서 이기면 정 대표는 일단 대주주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부평만 건진다면 상황은 좀 복잡해진다. "이명박 정부를 심판했다"는 명분으로 지도부가 책임론을 비켜갈 수는 있으나 전주 두 곳의 패배로 인한 후유증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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