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2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영업이익(국내ㆍ외 사업장 매출을 합친 연결기준)은 4,7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7,400억원 적자)보다 1조2,100억원이나 늘어나 흑자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불황과 계절적 비수기 탓에 연결기준 매출은 전분기(33조원) 대비 13% 줄어든 28조6,700억원을 기록했다. 본사기준(국내사업장 매출)으론 전분기 대비 1% 늘어난 18조5,700억원의 매출과 1조900억원 늘어난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환율 효과와 지분법 평가이익 증가 등으로 전분기보다 6,400억원 늘어난 6,200억원을 올렸다.
당초 지난해 4분기에 버금가는 손실이 예상되던 삼성전자가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반도체, LCD가 바닥을 확인하고 휴대폰, 디지털미디어 분야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휴대폰 영업이익(본사기준)은 무려 9,400억원을 기록, 반도체(-6,500억원) LCD(-3,100억원) 부문의 적자를 만회하는데 기여했다.
휴대폰은 글로벌 시장의 역성장에도 불구, 중고가 제품 판매 호조와 마케팅 비용 감소로 분기 사상 최대의 시장점유율 달성과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 달성이 예상된다. 디지털미디어 분야도 LCD TV와 생활가전 등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 전분기 대비 3,200억원 늘어난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경우 영업적자(6,500억원)가 전분기보다 9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약세 및 주문 감소로 10% 이상 축소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LCD는 전분기보다 400억원 가량 손실 폭이 줄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IT시장 전반의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하고 경쟁 업체들의 감산 및 투자 축소에 따른 시황호전과 판매관리비 감소 등 비용 절감 노력에 힘입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러면 2분기 이후 실적 전망은 어떨까. 삼성전자 측의 반응은 신중한 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른데다, 해외 경쟁사들의 증산 움직임으로 가격경쟁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며 낙관론을 경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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