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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good!… IT·전자업계 '불황 속 호황' 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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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good!… IT·전자업계 '불황 속 호황' 명중

입력
2009.04.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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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ㆍ전자업계가 '불황 속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침체 여파로 자동차와 철강 등 다른 산업 분야가 매출과 이익 급락으로 고전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고, 하이닉스반도체도 영업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최근 사령탑을 교체한 KT는 전분기 대비 세 자릿수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달성했으며, KTF도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글로벌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경쟁사들의 합종연횡과 증산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어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짠물경영과 고환율 '덕'

ITㆍ전자업계가 최근 상승세를 타는 이유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타 업종에 비해 꾸준히 수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이나 자동차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내구 제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불황의 여파가 덜 미친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ITㆍ전자업계의 상품성 또한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황인데도 TV 등 가전제품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라며 "더욱이 한국산에 대해 '질 좋은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면서 호의적으로 바뀐 영업 환경도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쥐어짜기 식의 '짠물경영' 전략도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실제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은 연초부터 사무관리비는 물론 접대비와 기타 소모성 비용을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이는 등 비상경영에 착수했다. 수출에 주력하는 업계 특성상, 전년 대비 급등한 환율 효과도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다.

KT의 경우 강력한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6% 감소한 2조7,731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61.6% 급증한 3,845억원을 달성했다. KTF 역시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소폭(3.6%) 늘어난 2조199억원이었지만,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영업이익은 17.2% 증가한 2,4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원가절감 노력이 빛을 발하며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연결기준) 13% 감소한 1조3,130억원에 머물렀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약 36% 감소한 5,15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전망 '불투명'

비록 1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올렸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고강도 비용절감을 통한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데다, 해외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경우 맞대응 차원의 비용 출혈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아직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수요 회복 시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이 ITㆍ전자업계의 향후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하는 주요인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은 "불황기 경기 회복 속도가 예전과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수요 회복의 불확실성과 경쟁 업체들의 가격 경쟁 등을 감안하면 아직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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