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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달 11일 개장 연기군 '베어트리 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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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달 11일 개장 연기군 '베어트리 파크'

입력
2009.04.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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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반달곰과 꽃사슴 떼를 본 건 난생 처음이다. 황홀한 자태의 향나무들이 숲을 이뤘고 시선을 빼앗는 묘한 구도의 분재들이 한두 그루가 아니다. 연못에는 그 귀하다는 비단잉어 수천마리가 헤엄을 친다.

꿈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곧 문을 여는 충남 연기군의 '베어트리 파크' 이야기다. LG그룹 고문을 지낸 이재연 회장의 개인 수목원이었던 '송파랜드'가 '베어트리 파크'란 새 이름을 달고 5월 11일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베어트리 파크는 이 회장이 45년 전 젊은 시절부터 주말이면 내려와 보살피고 가꾼 수목원이다.

시골 담벼락에서 옮겨온 향나무는 아름드리가 되었고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반달곰과 사슴 한 쌍은 대를 이어 수백 마리의 무리를 이루었다.

이 회장은 직접 일본이나 유럽으로 찾아 다니며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로 국내에서 처음 양란의 조직 배양에 성공했고, 꽃창포와 수련 재배, 소나무 분재 등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어느 순간 이 회장은 혼자만의 비밀 정원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눠야 한다고 결심했고, 7년 간 손님 맞을 준비를 해서 이제 개방하게 된 것이다.

베어트리 파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오색연못'이 보인다. 팔뚝만한 비단잉어 500마리가 환영 인사를 한다. 스페인풍의 저택, 웰컴하우스에 들어서면 숙연한 분위기의 선큰가든을 만난다. 멋드러지게 휘어진 노송의 분재는 오랫동안 시선을 잡아 끈다. 관람객 동선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간다.

식당 옆으로 난 문을 열고 나가면 베어트리 파크의 정중앙인 베어트리 정원이다. 온갖 꽃들이 만발한 가운데 폭포의 물소리가 묵직하다. 정원 한가운데 있는 독일가문비 나무는 겨울이 오면 크리스마스 트리가 되어 불을 밝힐 것이다.

정원을 가로질러 언덕을 오르면 귀여운 아기 반달곰 네 마리와 원앙, 금계, 토끼, 면양 등이 뛰노는 애완동물원이 나온다. 화려한 공작새는 따로 우리를 두지 않아 공원 전체를 오가며 관람객을 유혹한다.

이 공원의 하이라이트인 반달곰동산은 애완동물원 옆 건물인 베어하우스 뒤편에 있다. 100여마리의 반달곰이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하며 재롱을 피워댄다. 파라솔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즐기는가 하면 혼자 열심히 쳇바퀴를 돌리는 놈까지 곰들의 재롱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공원의 왼쪽 언덕길 끝에는 꽃사슴과 엘크 방목장이 있다. 겁 많은 꽃사슴 수백마리가 사람의 시선을 피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이, 마치 사파리에 온 듯한 풍경이다.

넓은 잔디광장을 지나면 베어트리 카페 뒤편에 곰조각공원이 있다. 반달곰을 주제로 한 '새총곰가족'이란 동화를 토대로 꾸민 조각 공원이다. 새총을 쥔 앙증맞은 반달곰이 친구들과 놀고 운동회를 하고 학교에 가고 딱지도 친다. 새총곰은 늠름하게 성장해 아리따운 곰순이와 웨딩마치를 올린다.

사시사철 화려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는 열대식물원은 제주의 여미지식물원을 옮겨다 놓은 것 같고, 분재온실에는 수십그루의 명품 분재가 희귀 수석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베어트리 파크 조경의 진수는 '만경비원'이다. 괴목과 열대식물이 어우러진 열대 조경의 1층과, 돌과 나무에 뿌리를 박고 자라는 식물들이 푸른 이끼밭을 수놓은 2층의 한국산수조경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도 고고한 수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수련원, 수령 100년 이상 된 향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조성될 향나무동산 등 보고 감탄할 것들이 부지기수다.

천안논산간고속도로 남천안IC에서 나와 1번 국도를 타고 12km 달리다 송성리로 진입하면 바로 베어트리 파크 입구가 보인다. 내비게이션엔 '송파랜드'라 입력하면 길을 안내한다.

이용 요금 평일 어른 9,000원 중고생 7,000원, 어린이 노인 장애인 6,000원. 주말과 공휴일은 어른 1만원, 중고생 8,000원, 어린이 6,000원이다. 만경비원은 따로 추가 입장료를 받을 예정이다.

베어트리 파크는 5월 11일 개장에 앞서 어린이날에 무료 초대 이벤트를 연다. 참가를 희망하는 이들이 3일 오후 5시까지 홈페이지(www.beartreepark.com)를 통해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041)866-7766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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