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굴복해서는 안되며 강력하고 끈질기며 일관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6자 회담 재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로켓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밝힌 강력한 의장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청문회에서 무려 4시간 가까이 의원들의 질문을 받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 문제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북한 관련 발언도 댄 버튼 의원(공화당)의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왔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따른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이어 나온 북한의 6자 회담 거부와 핵시설 재가동,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추방 등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클린턴 장관이 대북 정책을 거의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소 의외이다.
북핵 문제가 중동문제, 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문제 등보다 후순위에 밀려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었으나 최근의 북핵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 때문에 클린턴 장관의 입에 많은 시선이 집중됐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의 현 입장은 북한 행동에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는 도발을 한 만큼 당장은 대화 보다 ‘상응하는 결과’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클린턴 장관은 6자 회담 필요성을 재차 확인, 북한과의 협상 창구는 원칙적으로 열어놓고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