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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노점서 출발, 전세계 44개 법인 둔 강소기업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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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노점서 출발, 전세계 44개 법인 둔 강소기업 '우뚝'

입력
2009.04.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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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고 따뜻하게 사람을 대하는 '겸손의 세일즈'정신이야말로 사업성공의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반세기에 걸쳐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비결을 묻는 말에 영안모자 백성학(70) 회장이 내놓은 답변이다.

백 회장은 1960년대 국민소득 50∼60달러 시대부터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까지 한국 산업 현장을 지켰다.

그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1942년 중국 헤이룽(黑龍) 장성에서 태어나 한국 전쟁 중 11살에 홀로 월남해 온갖 고난을 겪었다. 16살 때 모자 상점 사환으로 일하며 모자와 첫 인연을 맺은 그는 59년 서울 청계천에 모자 노점상을 차리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66년 일본에 첫 해외 수출을 시작한 백 회장은 68년 미국 수출을 통해 성장 가도를 달린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신사용 중절모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용 야구모자, 카우보이 모자 등으로 상품 종류를 다양화 했다. 영안모자는 현재 해마다 1억 개 이상의 모자를 팔며 세계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백 회장은 1990년대 들어 사업 분야를 넓혔다. 95년에 코스타리카의 버스 생산업체를 사들였고 2003년에는 미국 굴지의 기업 클라크 지게차를 1,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부도 상태인 대우버스㈜도 1,480여 억원에 인수해 정상화 시켰다. 2005년에는 경인TV 컨소시엄에 최대 주주로 참여해 방송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이 밖에 전자사업(전화기제조), 일반사업(관광, 목장업)까지 그는 전 세계 44개 법인에 연 16억5,000만 달러(2008년 기준) 매출을 올리는 '강소(强 小)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는 한 번에 욕심부리지 않고 절차와 과정을 차곡차곡 밟아 올라간 점이 승승장구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아울러 해외 시장에 빨리 뛰어들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대기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분야를 파고든 점도 성공 비결의 하나로 꼽았다. 그는 "기업이 성공하려면 해외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지름길은 그 나라의 문화를 파고드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백회장은 청년 창업가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거창해보이는 사업 아이템보다는 사소해 보여도 인류가 생활하면서 한 순간도 놓지 않고 쓰는 물건에 투자 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이밖에 인류가 지금까지 화석 연료로 먹고 살았지만 이제는 땅에다 자원을 심어서 먹고 살아야 한다며 우리나라 전체 농지의 5배를 해외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영안모자는 29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본사에서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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