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 연관성을 일관되게 부인하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최근 조금씩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건네 받은 100만달러와 3억원,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준 3만달러에 대해 그동안 일관되게 “권양숙 여사가 받아 썼다”고 진술했다.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여원의 횡령과 관련해서도 그는 “노 전 대통령은 몰랐다”는 진술을 고수했다. 노 전 대통령으로 향하는 모든 통로를 그가 막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 전 비서관은 조금씩 태도를 바꾸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6일 “정 전 비서관의 진술에 변화가 없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말 할 수 없다”며 진술에 미묘한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홍 기획관이 그 동안 같은 질문에 대해 “별다른 진술 변화가 없다”고 대답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 전 비서관은 횡령 자금이 보관돼 있던 차명계좌가 적발된 뒤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든 돈 거래에 빠짐없이 등장하면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 전 비서관의 진술 번복은 노 전 대통령측에는 악재 중의 악재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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