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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주년 대각개교절 맞는 이성택 원불교 교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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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주년 대각개교절 맞는 이성택 원불교 교정원장

입력
2009.04.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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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로 사람들의 고통이 커졌다고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욕심의 수준을 조금 낮춥시다. 욕심을 낮춰 원망을 해소하고, 감사하는 생활로 나아갑시다. 올해 원불교 대각개교절 봉축 주제를 '모두가 은혜입니다'로 정한 것도 이런 취지입니다."

이성택(66) 원불교 교정원장은 창교 94년 대각개교절(28일)을 맞아 원불교의 '마음공부'가 보다 널리 퍼지길 바랬다. 원불교 수행의 핵심인 마음공부는 일상생활에서 격렬한 감정이 일어나는 마음의 '경계'를 관조하여 그것을 다스리는 것이다.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대각개교절 경축사로 "불행한 이웃과 동고동락하며 하나가 되고, 자리이타로 물질을 나누어 사용하고, 일자리를 더불어 나누는 일원 공동체를 만들자"는 법어를 냈다. 욕심을 낮추자는 이 원장의 마음공부 얘기 역시 '일원 공동체' 실현을 향한 일상 수련을 강조한 셈이다.

대각개교절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깨달음을 얻은 날로 교단 최대의 경축일이다. 원불교는 28일 오전 10시 전북 익산시 중앙총부 반백년기념관에서 여는 대각개교절 기념식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법등축제 등 각종 축하행사를 연다.

특히 '은혜잔치' 사업으로 원광대학 의료진과 보화당이 나서는 낙도와 농어촌 대상 양ㆍ한방 및 치과 무료진료, 소년소녀가장 결연사업, 은혜의 쌀 나누기, 외국인 노동자 지원 등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이 원장은 "창교 100년을 6년 앞둔 올해는 원불교에 매우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100년 기념 성업회'를 출범시켜 종교적 문화창조의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발전을 단계별로 보면 창교기, 제도정착기를 거쳐 마지막 단계가 문화창조기"라며 "원불교는 창교기와 제도정착기를 성공적으로 일군 만큼 마지막 종교적 문화창조의 과제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교와 기독교 문화의 핵심 키워드가 각각 '자비'와 '사랑'이라면, 원불교의 그것은 '은혜와 감사'라는 것이 이 원장의 얘기다. 그는 "은혜와 감사는 원한과 갈등을 넘어 개벽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필수적인 화두"라며 "창교 100년까지는 연등이나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빛을 활용한 '은혜와 감사'의 가시적 상징물도 구현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원불교는 현재 서울교구를 비롯해 국내 14개 교구 504개 교당, 해외 20개국 64개 교당에 등록 교도 수 70만명 규모로 성장했다. 불교에서 '불생불멸' '인과보응'의 진리를 취하되, 시주나 불공 등을 폐하고 재가불자를 아우르는 생활불교를 내세우며 저변을 일궜다.

하지만 이 원장은 "교도 수를 확대하는 식의 포교 목표를 추구하지는 않는다"며 "원불교는 열린 종교인 만큼 우리 교도가 아니더라도 생각과 사상과 행동이 원불교의 방향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해서 원불교가 지향하는 개벽의 새 시대를 다 함께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대 수의학과(1966년), 원광대 원불교학과(1970년)를 졸업한 이 원장은 1994년 원불교 최고 결의기구인 수위단원으로 뽑혔으며 2006년부터 교정원장을 맡고 있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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