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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IT산업/ 인터넷업계 대부 이금룡 회장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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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IT산업/ 인터넷업계 대부 이금룡 회장의 쓴소리

입력
2009.04.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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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보기술(IT) 산업 현장의 애로를 직언할 수 있는 이가 누가 있느냐?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고수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인터넷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이금룡(57) 코글로닷컴 회장이 IT 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현 정부는 새로운 것을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그 동안 경제 성장의 일익을 담당하며 국가 브랜드를 드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한 IT를 외면하고 있다"며 "그러나 신성장동력은 무(無)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IT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중요해질수록 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이해도도 높아야만 한다"며 "그러나 현 정부에 그런 사람이 있는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경기 바닥론에 대해서도 "경기는 유동성 경기와 산업성 경기로 나눠봐야 헷갈리지 않는 법"이라며 "유동성 경기는 바닥을 지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산업성 경기는 아직 멀었다"고 일갈했다. 특히 IT 산업의 경우 최악의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지금은 철저한 구조조정으로 창조적 혁신을 일구고 새로운 신산업이 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때"라며 "우리나라 IT 산업의 경우 하드웨어 부문은 강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장 이사를 거쳐 인터넷 경매로 유명한 '옥션'을 세우며 돌풍을 일으킨 그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회장,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이란 경력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의 산 증인이다.

그는 최근 우수 특허와 기술을 가진 중소 벤처기업들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 주고, 글로벌 B2B 쇼핑몰 사이트 등에도 올려 주는 대행 서비스를 하는 코글로닷컴이란 회사도 차렸다. IT 산업 역군들이 힘들게 개발한 기술이 제 시장을 찾지 못한 채 사장되는 안타까운 일이 잇따르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 그는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민족이 무려 800만명을 넘는다"며 "과거 유태인들이 세계 무역을 좌지우지했듯 우리도 한상(韓商) 네트워크를 잘만 활용하면 세계 무역을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이처럼 기술과 특허를 가진 기업들을 위한 오프라인 장터를 마련하는 방안 등도 강구하고 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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