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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위기가 기회다/ <상> 세계 시장은 지금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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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車, 위기가 기회다/ <상> 세계 시장은 지금 빅뱅

입력
2009.04.2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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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숨가쁘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 자동차 시장 위축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을 통해 업계 판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GM, 크라이슬러 등 그간 위기에 대처하지 못한 업체들은 생존 갈림길에 서 있으며, 세계 1위 도요타 마저 생산 및 판매 감소라는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에게 위기는 언제나 기회로 찾아오는 법. 우리 완성차 업계는 세계 자동차 시장 위기 속에서 경쟁력 있는 신차 개발과 노사 관계 변화를 통해 선두권 진입의 호기를 맞고 있다.

영원한 강자는 없다

세계 자동차 업계 순위가 또 바뀌었다. 도요타가 지난해 말 생산ㆍ판매대수 기준으로 GM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선지, 1분기 만에 선두 자리가 교체되고 말았다.

이변의 주인공은 '딱정벌레' 폴크스바겐. '독일병정'으로 비유되는 폴크스바겐은 올 1분기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까지 대형차 위주의 라인업과 인수ㆍ합병(M&A)으로 덩치만 키워온 미국 업체들이 금융위기 소용돌이 속에서 몰락하고, 엔화 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 업체들이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사이, 소형차에 강한 폴크스바겐이 약진하게 된 것이다. 이 점에서 소형차의 비교우위를 지닌 현대ㆍ기아차 그룹도 새로운 기회를 맞은 셈이다.

폴크스바겐은 올 1분기 전 세계에서 139만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11%.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도요타가 123만대(-47%)로 '반토막'이 난 데 비하면 분명 눈에 띄는 선전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1분기에 지난해 동기 대비 13%, 17% 감소하는 선에서 막아냈다. 이에 따라 도요타와 격차도 34만대로 크게 좁혀졌다.

무너지는 업체는 결국 먹히고 마는 것이 정글의 법칙. 지각변동의 한쪽에선 '빅뱅'이 진행중이다. GM을 비롯,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간판 브랜드들은 이제 매각이냐 청산이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GM의 경우 사브 새턴 등 소유 브랜드에 대한 매각 작업이 막바지단계에 돌입한 상태이며, 미국 본사마저도 중국에 위치한 GM아시아태평양 본부로 합병될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다.

포드도 자회사인 볼보 매각협상을 진행중이다. 크라이슬러 역시 피아트와 M&A논의가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2000년초 '1차 빅뱅'을 이끌었던 주역들이 이젠 아이러리컬하게도 M&A시장에서 매물로 전락했다"며 "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발주자에겐 기회

현대ㆍ기아차에도 도약의 기회는 왔다. 해외의 시각과 대접도 분명 '질적'으로 달라졌다. 올 1월 제네시스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이나 워즈오토 10대 엔진으로 V6 타우엔진이 선정된 게 그 예다.

시장점유율도 쑥 올랐다. 현대ㆍ기아차의 북미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대에서 올해 7.6%로 상승했고, 중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5.5%에서 지난달 7%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무엇보다 일본차의 저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엔화 강세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본업체들이 고전하고 있을 뿐 환율상황이 달라지면 일본특유의 저력이 다시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북미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는 판매량이 각각 39%, 36.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도 돌풍의 핵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매물로 나온 미국 자동차브랜드 인수에 팔을 걷어붙인 상태여서, 자동차시장 지각변동의 최대수혜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간 덩치를 키워온 기존 선두권 업체들이 무너지고 소형차와 미래 성장력 개발에 주력해온 업체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선두로 올라서기에는 많은 숙제들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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