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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봄이라 식욕없고 피곤하나" 방심 NO… A~E형 간염 '大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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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봄이라 식욕없고 피곤하나" 방심 NO… A~E형 간염 '大습격'

입력
2009.04.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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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이 지난해보다 3배나 급증하면서 간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제14주(3월29일~4월4일) 기준으로 A형 간염 표본감시 의료기관 당 3.3건이 발생해 지난 3년 평균 1.7건을 넘어섰다고 최근 밝혔다.

간염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모두 5종류로 어느 것에 걸리든 증상은 비슷하다. 1~3개월간 잠복기를 거쳐 피로, 무력감, 허약감, 식욕부진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 색깔이 홍차처럼 진해지고, 눈자위와 피부가 황달이 생겨 노랗게 변한다. 간은 붓고 살짝 두드려도 깜짝 놀랄 정도로 심하게 아프다. GOT, GPT 등 간 기능 수치가 1,000단위 이상으로 높아진다.

A형 간염

어린이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간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BㆍC형 간염처럼 혈액으로 감염되지 않고 먹을거리나 감염된 환자와 접촉해 전염된다. 위생상태가 불결하면 감염되기 쉽다. 조개 등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거나 인분 오염 가능성이 있는 과일을 깨끗이 씻지 않고 먹으면 전염되기도 한다.

위생 상태가 열악했던 1970년대 이전에 어린 시절을 보낸 40, 50대 이상은 어릴 때 자연 감염돼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면서 90% 이상이 항체를 가져 급성 간염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생활수준이 높아져 위생관리가 철저해지면서 바이러스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어린이와 청소년은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10% 미만이라 잘 걸린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A형 간염에 걸린 사람의 80%가 20,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형 간염은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유ㆍ소아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환자가 늘고 있다.

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 감기와 유사하며, 식욕이 떨어지고 복통, 구역질, 구토, 설사, 황달 등이 나타난다. 감기몸살과 달리 콧물과 기침이 없고 아주 심하게 피로해지며, 소변 색깔이 짙어진다.

예방하려면 날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등을 먹지 말고 물은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뒤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B형 간염

전 세계 3억명 이상이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일 정도로 흔하다. 우리나라도 전 인구의 5~10%가 환자다. 대부분 어머니에게서 감염된 모자 수직감염자다. 이밖에 감염된 배우자와 성관계, 주사바늘, 침, 면도기, 칫솔 등을 통해 전염된다. 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혈액투석자, 환자 혈액을 취급하는 의료인도 잘 감염된다. 만성이 되는 비율은 5% 미만이지만, 모태 감염은 90%가 넘게 만성이 된다.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6개월이 지나도록 낫지 않으면 만성 B형 간염이라고 한다. 반면, 간염 바이러스를 몸 속에 오래 보유하지만 증상이나 간 손상이 뚜렷하지 않으면 만성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고 한다. 특히 수직감염으로 감염된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증상이 없지만 어른이 되면서 만성화된다.

만성 간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전신 쇠약감과 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의욕상실, 두통 등이다. 상복부 가운데나 오른쪽이 뻐근하게 아플 수 있지만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기도 하다.

만성 B형 간염을 앓은 뒤 20년 정도 지나면 절반 정도가 간경변증이 된다.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은 간암이 될 확률이 높으며, 특히 간경변증 환자가 그렇다.

C형 간염

C형 간염은 주로 환자 혈액을 통해 전염되며, B형과 전파경로가 비슷하다. C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혈액이나 체액에는 바이러스가 아주 적어 산모에게서 신생아로 수직 감염이 잘 되지 않는다.

전 인구의 0.8~1.4%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수혈 후 발생한 간염의 90% 정도가 C형 간염이다. 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급성 감염 후 자연히 회복되지 않아 만성이 되는 비율이 85%나 되며, 이 중 25~3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E형 간염

E형 간염은 먹는 물이나 오염된 음식물을 통해 전파된다. 인도 등 아시아 중남부, 중동, 북서 아프리카에서 주로 유행한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9% 정도가 E형 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는데 유행지역에 여행하다 전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와 접촉해도 잘 전파되지 않으며, 만성 간질환으로 악화하지 않는다. 저절로 호전되지만 드물게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예방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아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 외에 다른 예방법이 없다.

권대익 기자

일러스트=박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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