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명감독 바흐만 고바디가 간첩 혐의로 이란 당국으로부터 징역 8년형을 선고 받은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31)의 약혼자임을 밝히고 석방을 호소하는 서한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쿠르드족 출신으로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 수상작인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을 연출한 고바디 감독은 22일 전세계 주요 언론사에 보낸 공개 서한에서 "사베리는 정치적 희생양"이라며 석방을 호소했다. 취한>
그는 "사베리는 분명 이란인이며 이란에 도움이 되는 책을 쓰기 위한 자료 수집차 이란에 머물렀을 뿐"이라며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기에는 너무 순진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연인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그녀가 체포됐던 1월 31일은 내 생일이었고, 내 집으로 오기로 했던 그녀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나는 그녀를 찾기 위해 며칠 동안 시내 호텔을 헤맸다"고 적었다. 사베리는 1월 합법적인 허가를 받지 않고 취재활동을 했다며 체포돼 간첩 혐의로 당국에 억류됐다.
고바디가 사베리와의 약혼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바디는 "지금까지 침묵을 지켰던 것은 그녀를 위해서 였으며 지금 내가 입을 여는 것도 그녀를 위해서"라고 적었다. 또 "사베리는 이란을 떠나고 싶어했지만 내가 그녀를 막았다"며 애통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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