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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개성 접촉 이후/ '개성공단 이슈'에 묻혀버린 억류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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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개성 접촉 이후/ '개성공단 이슈'에 묻혀버린 억류 직원

입력
2009.04.2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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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아산 직원 유모(44)씨가 개성공단에 억류된 지 23일로 25일째. "개성공단 안에서 조사를 받고 있고, 건강과 인권도 잘 보장되고 있다"(현대아산 관계자)는 것 외엔 유씨의 상태나 정확한 억류 이유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설상가상으로 유씨의 존재는 21일 남북 개성 접촉이라는 큰 이슈에 파묻혀 버렸다. 정부가 21일 접촉에 앞서 "유씨 석방과 접견을 최우선 의제로 삼겠다"고 호언한 것이 무색해졌다.

정부로선 다른 뾰족한 수도 없다. "방북하는 러시아 외교장관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겠다"(2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유엔 인권이사회에 통보 방침을 검토하겠다"(22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 같은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실효성 없이 북한만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유씨가 사실상 인질 상태인 만큼 다른 압박 카드를 사용할 수도 없다.

억류 사태가 길어지면서 확인 안 된 '설'만 나돌고 있다. 억류 초기엔 '여성 종업원을 변질시켰다'는 북한 통지문 내용 때문에 이성 문제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유씨 주변이 극도로 잠잠한 것을 보니 개성공단에 파견된 정보기관 소속 아니냐'는 억측까지 제기됐다.

유씨는 과거 다른 업체 소속으로 중동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중동에서서 알고 지낸 북한 주민의 소식을 수소문하다 의심을 산 게 아니냐'는 설도 나왔다. 이에 대해선 '정보원설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흘린 역소문'이라는 그럴 듯한 분석도 있었다. '설비 담당인 유씨가 근무 방식과 관련해 북한과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억류됐다'는 추측도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정보가 워낙 없다 보니 별의 별 설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과묵하고 진중한 유씨 성향에 들어 맞는 설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의나 간식을 보내면 전달이 잘 되고, '유씨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필요하다'고 하면 30분 안에 보내 오는 등 공단 안에 있는 것은 확인됐다"며 "북한은 '유씨가 진짜 잘 지내는지는 나중에 나가면 직접 물어 보라'고 안심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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