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장기손상 환자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없는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를 개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이종(異種) 장기이식이 현실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교육과학기술부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단장 임교빈)은 장기손상 환자에게 이식용 장기를 제공하는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제노'(Xeno)가 3일 태어나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장기생산용 미니돼지 복제 성공은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에 이어 세계 두번째다.
미니돼지는 다 컸을 때 체중이 평균 80㎏ 정도로 사람과 비슷하고 장기 크기도 비슷해 인체 이식용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 후보 1순위로 꼽혀왔다. 그러나 돼지 체세포에는 사람에게 이식할 경우 인체 면역 시스템의 공격을 받아 몇 분 혹은 몇 시간 내에 장기를 괴사시키는 '알파갈' 이라는 단백질 항원이 있어, 그 제거가 최대 과제였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니돼지의 체세포 유전자를 조작, 알파갈 전이효소의 유전자 두 개 중 하나를 제거하고 이 체세포의 핵을 핵이 제거된 돼지 난자에 주입해 수정란을 만든 뒤 대리모 돼지에게 이식, 형질전환 복제돼지 수컷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임교빈 단장은 "앞으로 암컷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만들어 수컷과의 교배를 통해 알파갈 전이효소 두 개가 모두 제거된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돼지 고유의 바이러스나 특이물질에 의한 부작용 가능성 등을 해결할 경우 2017년께 이종 장기이식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국내 고형(固形)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1만1,138명에 이른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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