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원인으로 잘 알려진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가 두경부암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HPV는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질암, 외음부암, 생식기 사마귀(콘딜로마) 등을 일으키며, 주로 신체 아래 부분인 생식기와 주변 부위에 다양한 암과 질환을 유발한다.
머리 주변 암을 통칭하는 두경부암은 최근까지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여겨졌는데 최근 연구결과 HPV가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두경부는 후두와 구강, 구인두, 비강, 부비동, 비인두, 하인두, 타액선, 갑상선 등 눈을 제외한 머리와 어깨, 목 주변의 신체 부위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통칭한다. 두경부암에는 구강암과 갑상선암, 후두암 등이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팀은 지난 2월 <국제 암 저널> 에 편도선암 원인으로 HPV를 지목하며 98명의 편도선암 환자 가운데 85%가 HPV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국제>
티나 달리아니 교수는 "1970년대 이후 흡연 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편도선암 환자 중 HPV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HPV 감염으로 인한 편도선암 환자는 4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퍼니스 교수도 지난해 말 <종양학 연보> 에 HPV 6형이 두경부암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HPV 6형은 자궁경부암 주 원인인 HPV 16, 18형에 비해 저위험군으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왔다. 이번 연구로 흡연과 음주와 상관없이 HPV 6형이 인두암이 주 원인으로 지목돼 그 위험성이 새롭게 부각됐다. 종양학>
강남세브란스 이비인후과 최홍식 교수는 "두경부암 뿐만 아니라 호흡기유두종 환자에서도 HPV 6형이 감염된 경우가 많다"며 "HPV를 포함한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은 재발이 흔해 완치가 쉽지 않은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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