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올해 -4% 성장 예측… 美보다 전망 우울
글로벌 경제 위기가 유럽 지역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가져다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이 22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인용, 유럽 지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4.2%에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미국의 올해 전망치인 마이너스 2.8%보다 나쁜 수치다.
IMF는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은 올해 전망치가 마이너스 5%로 1930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유럽 지역 올해 실업률이 10.1%로 치솟아 미국의 8~9%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이 타격을 더 심각하게 받고 있는 배경에는 이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특수성이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중 16개국은 유로화와 자국통화를 함께 쓰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는 정부의 경제 대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미국, 중국, 일본 정부가 강력한 경제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고도성장을 달리던 헝가리, 라트비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의 급속한 몰락도 유럽의 경제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동유럽 국가들의 경우 경제 위기가 닥친 뒤 수출 급감으로 그간의 고속 성장을 까먹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들 국가에 자금을 지원해준 독일, 프랑스 등의 동반 부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유럽 지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0.3%에 그칠 것"이라며 "유럽의 더딘 경제 회복은 세계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8% 예측… 투자사들 성장전망 잇딴 상향
세계 주요 투자은행과 증권사들이 잇따라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중국 경제 회복을 낙관하는 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22일 올해 중국 GDP성장률 전망치를 6%에서 8.3%로, 2010년 전망치를 9%에서 10.9%로 조정했다. 해외 유력기관이 중국 성장률을 8%대 이상으로 전망한 것은 처음이다. 헬렌 챠오와 위 송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중국 경기 부양책이 예상보다 더 단호하게 시행돼 국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도 올해 중국 GDP성장 전망치를 5.5%에서 7%로 올렸다. UBS는 6.5%에서 7~7.5%로, RBS도 5%에서 7%로 상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은 성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기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확대키로 했다.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지고 있어 올해 성장률은 8%에 육박할 것"이라며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확대해 확실한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부총재는"여러 면에서 지난해 4분기가 실질적인 경기 바닥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이달 전력 생산량이 작년 동기보다 3% 감소하고, 지난달 기업 26만개사의 순이익 증가율은 마이너스 34.27%에 달했다. 전력생산량과 기업 순익, 두 지표의 월별 추이는 여전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22일 중국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7%에서 6.5%로 낮췄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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