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 돈이 증시에 들어왔다?'
최근 주식시장을 떠받치는 주체는 외국인과 개인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9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코스피지수 1,300선을 넉넉히 지켜내고 있다. 약세장 속 반등 국면에 유입되는 개인의 직접 투자자금은 보통 '스마트 머니'(Smart money)라 불린다. 똑똑한 판단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우증권은 22일 "연초이후 들어온 자금은 스마트 머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성난 투자자금, 즉 '앵그리 머니'(Angry money)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굳이 성난 돈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을까.
근거는 고객예탁금(직접투자)과 펀드자금(간접투자)의 괴리에서 찾았다. 지난해 반토막난
펀드 때문에 화가 단단히 난 투자자가 이를 참지 못하고 펀드를 환매해 직접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 남한테 맡기느니 내가 나서 돈을 벌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 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펀드자금은 빠져나가고 있다"며 "주식형이나 혼합형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증시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꼭 반길 일은 아니라는 해석도 달렸다. 모래알 같은 개인의 세력확장은 방향성 있는 기관의 응집력(대형주 위주)을 떨어뜨리기 때문. 실제 기관은 이 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겨우 3일만 순매수했다. 아울러 자본시장의 꽃인 간접투자 문화가 훼손될 수도 있다.
다행히 앵그리 머니는 차츰 제어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개인은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발표(24일)가 대형주 중심의 투자환경을 조성하면 개인 자금이 다시 간접투자 시장으로 U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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