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치권의 공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21일 "수사 브리핑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며 "브리핑을 하는 것이 고문 같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이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피의 사실을 공표하고 있다"고 반발한데 이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검찰이 매일매일 진행상황을 브리핑하면서 검찰 수사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홍 기획관은 "브리핑을 통해 잘못된 사실 보도를 바로잡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필요하지만 최대한 소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브리핑 내용이 30분도 지나지 않아 정치권으로 제공되고, 바로 정치권에서 검찰에 항의 전화를 해오기도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때문인지 일반 피의자의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어떤 법률이 적용되는지 일반적으로 알려줘 왔으나, 20일 영장이 청구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이 "우리도 살아야겠다. 알려줄 수 없다"고 버티는 상황도 발생했다. 홍 기획관은 언론에 대해서도 "정치권의 말을 빌려 검찰 운신의 폭을 좁히는 일은 하지 말아달라"며 "알 권리와 오보를 막을 의무도 있기 때문에 잘 보호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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