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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신단의 연행도' 단원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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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신단의 연행도' 단원이 그렸다

입력
2009.04.2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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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신단의 중국 사행길 풍경을 그린 숭실대 한국 기독교박물관 소장 '연행도'의 작가는 단원 김홍도(1745~?)라는 조사보고서가 나왔다. 한국기독교 박물관 최병현 관장은 21일 "'연행도'를 영인본으로 제작하기 위해 정밀조사하는 과정에서 김홍도가 1789년 연행사절의 일원으로 연경을 다녀와 그린 작품이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행도'는 김양선(1907~1970) 박사가 수집해 1967년 숭실대에 박물관을 기증할 때 함께 인계한 것이다. 조선 후기에 청나라 수도인 연경에 파견된 사절단이 육로로 왕래하는 풍경과 연경에서의 공식 행사를 13폭 그림으로 그렸고 1폭에 발문을 실었다. 전체 627.2cm 길이의 종이에 세로로 이어 붙인 형식이다.

이 그림은 회화적 기법과 수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왔으나, 작자 미상의 1760년대 작품으로만 소개돼 왔다. 일각에서는 노가재 김창업(1658~1721)의 1712년 연행과 관련된 작품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1931년 동경부 미술관에서 열린 조선명화전람회에 이 그림이 나왔는데, 당시 도록에 일본인 아유가이 후사노신(1864~1946)이 소장한 '노가재연행도'라고 소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이 그림은 1784년 이후에 제작됐음이 확인됐다. 제10폭에 청나라의 인재 양성기관인 국자감의 부속건물 '벽옹'의 그림이 담겨있는데, 벽옹은 건륭제의 명에 의해 1784년 겨울에 준공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림에 등장하는 건축물의 지붕이나 서까래, 인물 등의 세부 표현 기법이 김홍도의 작품임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설명이다. 박물관 측은 "1790년대 김홍도의 작품인 '화성능행도병'이나 '화성추팔경도', '금강산도' 등과 비교해 보면 이 '연행도'는 김홍도의 사실적인 산수화풍 직전 단계에 해당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일성록'과 '승정원일기' 등에는 김홍도가 정조 13년(1789) 조선에서 청에 파견한 동지사 사절단의 정사 이성원의 요청으로 사신단에 포함돼 연경을 다녀왔다고 기록돼 있다. 따라서 김홍도가 이성원의 주문에 의해 연행에서 돌아온 1790년이나 그 직후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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