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내고장 사랑 운동/ 강남구 "지역상권 발전 윈윈" 기업들이 팔걷고 나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내고장 사랑 운동/ 강남구 "지역상권 발전 윈윈" 기업들이 팔걷고 나서

입력
2009.04.22 00:56
0 0

21일 서울 강남구의 내 고장 사랑운동 협약식은 다른 지역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고향사랑의 애틋함을 넘어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와 참여의지가 짙게 묻어났다. 관내 입주기업이 3만여 개이지만, 동시에 주민 25%가 소외계층에 속하는 강남구의 상반된 자화상 때문이었다.

김희용 강남구 상공회 회장은 "내 고장 사랑운동의 취지와 내용을 알고 기꺼이 동참하게 됐다"며 "숨어서 희사하는 미덕도 좋지만 이번 운동을 널리 알려 더 많은 기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조금이라도 더 갖고 있는 사람이 먼저 지갑을 여는 게 당연하다"며 "시작은 강남구지만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산되는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금주 부회장은 "강남구에서 사업하면서 카드를 쓰면 지역상권이 더 발전하는 윈윈을 할 수 있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기업지원과'를 독립된 부서로 운영하고 있다. 구정의 우선순위를 경제활성화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내 고장 사랑운동에 관내 기업들이 적극 동참의지를 밝힌 것도 평소 구청과 기업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 힘입은 바 크다.

이용만 기업지원과 팀장은 "기업을 살리는 것이 곧 지역을 살리는 것"이라며 "내 고장 사랑카드는 카드 사용만으로 내 고장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4월부터 사회연대은행과 협약을 맺고 연 2%의 저리에 5,000만원까지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5년간 컨설팅을 제공하는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을 벌여왔다. 이른바 마이크로크레딧(무담보 소액대출)이다. 이 달까지 15명에게 총 5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김성수 사회연대은행 이사장은 "지자체가 지원사업 참여를 먼저 제안해 온 것은 강남구가 처음이어서 무척 놀랐다"며 "내 고장 사랑운동을 통해 재기를 꿈꾸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맹정주 구청장은 "대출자금 회수율이 95%가 넘어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 맹정주 강남구청장

"내 고장 사랑카드는 기부를 위한 인센티브를 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에요."

맹정주 서울 강남구청장(사진)은 21일 "기부는 물론 마음이 중요하지만 정(情)에만 호소해서는 기부문화 확산에 한계가 있다"며 "구청 예산만으로는 각종 복지사업을 실행하는 데 제약이 많았는데 내 고장 사랑운동 참여로 막혔던 속이 뻥 뚫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맹 구청장은 "봉사와 나눔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내 고장 사랑카드를 통한 기부의 생활화를 강조했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태안 자원봉사 활동을 3번이나 다녀왔을 정도로 남을 돕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사회연대은행과 협약을 맺고 저소득층 주민의 창업을 돕는 '희망실현창구 창업지원사업'을 시작한 것도 평소 지론과 맞닿아 있다. 그는 "더불어 잘 살아야 진짜 잘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맹 구청장은 '부자동네'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는 곤혹스러워 했다. 그는 "강남구가 누구를 도와준다고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당연한 것 아니냐'고 비아냥거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07년 지방세법 개정으로 세수(稅收)의 절반을 서울시가 가져가기 때문에 구 재정은 상당히 열악한 상태다.

맹 구청장은 "내년에는 3,000억 정도 세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믿지 않겠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 7번째로 많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맹 구청장은 "그럼에도 나눔에 대한 구민들의 열정이 살아있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강남구는 태안 봉사활동을 전국 234개 지자체 중 가장 많은 106번 다녀왔다.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 초ㆍ중ㆍ고교 등록금 지원, 십시일반 기부 릴레이 프로젝트 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나눔 활동은 한둘이 아니다. 특히 국제도시라는 강남구의 명성에 걸맞게 우간다ㆍ캄보디아 말라리아 퇴치사업 지원, 북한 결핵 아동돕기, 카자흐스탄 책 보내기 등 해외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맹 구청장은 "내 고장 사랑운동을 통해 구민들의 나눔 문화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