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워싱턴타임스 등 매체의 현직 한국 특파원으로 주재하는 영국기자 앤드루 새먼(43)이 한국전쟁 당시 치열했던 1951년 임진강 전투를 기록한 책 <마지막 총알> (To The Last Round: The Epic British Stand on the Imjin River, Korea, 1951)을 영국에서 출간했다. 마지막>
<마지막 총알> 은 1951년 4월 22일부터 3일 동안 영국군과 벨기에군 4,000여명으로 구성된 제29보병여단이 2만 7,000여명의 중공군과 벌인 처참했던 전투를 기록하고 있다. 마지막>
29여단은 5배가 넘는 병력으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전사자 140명을 포함해 1,091명의 사상자를 냈다. 140명의 사망자는 아프가니스탄 전투에서 7년 간 발생한 영국군 사망자와 맞먹는 수치다.
새먼 기자는 21일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01년 영국 참전용사들이 임진강 전투의 현장인 파주 설마리에서 연 추모식을 취재하러 갔다가 책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한국전에서 한쪽 다리와 눈을 잃고 2년 넘게 포로 생활을 했던 한 참전용사가 차를 타지 않고 굳이 걸어서 전투 현장을 지나가겠다는 거였어요.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을 듣고 이 전투가 책의 소재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후 그는 미국, 벨기에, 아일랜드 등지를 다니며 한국전 참전용사 50여명을 인터뷰하고 자료를 수집했다.
새먼 기자는 "임진강 전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이 피를 가장 많이 흘린 전투이지만 정치적 이슈가 없기 때문에 기억되지 않고 있다"며 "전쟁을 경험한 이들이 세상을 뜨기 전에 기록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을 다룬 영화와 책은 많지만, 한국전쟁은 큰 관심거리가 되지 못했다"며 "일례로 영국에선 전쟁 서적이 인기가 있어 작은 서점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한국 전쟁을 소재로 다룬 책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어, 이런 의미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는 내년에 좀 더 적극적으로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 이야기는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한국 정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지막 총알> 은 북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영국인 영화감독 대니얼 고든에 의해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있다. 마지막>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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