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9재보선의 주연은 당연히 각당의 후보들이다. 그렇지만 여야가 모두 총력지원체제를 가동하면서 후보들을 대신해 표밭을 누비는 각당의 '강력한 조연'들이 선거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하고 있다. 특히 거물급 조연들은 재보선 결과를 자신의 입지 강화와 연결시키겠다는 복안도 있는 듯 하다.
울산 지역에 영향력이 막강한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은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를 자신의 선거처럼 여긴다. 진보적 투표성향이 강한 이곳에서 승리하면 당내 역학구도에서 정치적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지만 패하면 입지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에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은 21일에도 당 대변인 및 아나운서 출신의 스타급 나경원 유정현 의원 등과 함께 호계시장에서 거리유세를 벌였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부인 김행자씨도 눈에 띄는 조연으로 가세했다. 이 같은 내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박 대표가 그만큼 이번 선거에 '올인'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씨는 21일 인천 부평을 지역을 찾은 데 이어 23일 전북 전주, 26일 울산 북구 및 경북 경주 지원에 나서는 등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5곳을 모두 돌 예정이다.
경주 무소속 후보사퇴 권유 논란에 휩싸였던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17일 부평을을 시작으로 선거지원에 시동을 걸었다. 4선의 김영선 의원을 단장으로 전ㆍ현직 대변인인 나경원 조윤선 의원 등 9명으로 구성된 여성유세단도 눈길을 끌고 있고 원희룡 의원은 청년유세단을 이끌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오랜만에 칩거를 깬 손학규 전 대표와 함께 김근태 상임고문도 후보 지원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당사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상임고문은 21일 GM대우 부평공장 앞에서 출근유세를 벌이는 등 수도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재보선 이후 당내 정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평을 전략공천 후보로 거론됐던 한명숙 상임고문은 손 전 대표, 김 상임고문과 트로이카를 이뤄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원은 전주에서 무소속 연대를 하고 있는 정동영 신건 후보 등과의 인간적 관계에도 불구, 20일 전주를 찾아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전주에 왔다"며 민주당 후보지지를 호소했다. 박 의원 주변에서는 원내대표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