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은 어린이 관객을 맞는 공연이 쏟아지는 때다. 올해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즐길 만한 좋은 공연들이 많다. 제대로 고른 공연 한 편이면 인파로 북적대는 놀이공원 나들이보다 훨씬 현명한 어린이날 선물이 될 듯하다.
맨손으로, 또는 간단한 도구로 각양각색의 비누방울 묘기를 펼쳐 보이는 팬양의 버블쇼는 늘 어린이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 '팬양의 버블 월드'는 서울에 처음 문을 연 전용관에서 선보이는 무대다. 버블쇼 전용관은 명보아트홀(옛 명보극장) 내 다온홀에 300석 규모로 마련됐다.
팬양의 친형인 야노 양과 아들 데니 양 등 팬양 프로덕션 소속의 비누방울 예술가들이 번갈아 출연, 각자 80분 간의 퍼포먼스를 이끌어간다. 팬양은 예술감독을 맡는다. 기존 팬양의 공연에 저글링, 댄스, 마임 등이 추가돼 흥겨움을 더한다.
황순원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뮤지컬 '소나기'는 청소년부터 중ㆍ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가족공연의 정석이다. 실제 무대 위로 쏟아지는 3톤의 소나기와 조명 효과로 수묵화 같은 단편소설의 느낌을 무대에서도 잘 살려냈다.
지난해 그룹 빅뱅의 승리가 주인공을 맡아 흥행을 견인한 데 이어 올해는 주목받는 신인 FT아일랜드의 멤버 이재진이 소년 역에 캐스팅됐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부모와 자녀가 함께 관람할 경우 30% 할인 혜택이 주어지며 추첨을 통해 뽑힌 20명은 백스테이지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유희성 연출. 이재진 고준식 이연경 유미 등 출연.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열여섯 살 늦깎이 초등학생 최홍연이 총각 선생님 강동수의 부임으로 첫사랑에 눈을 뜨며 겪는 성장통을 그린 뮤지컬이다. 세련된 음악과 핑크빛 동화 같은 무대가 어우러지면서 유년시절의 싱그러운 느낌을 되살려줘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무난하다. 이성원 연출. 이지훈 성두섭 이창용 이정미 등 출연.
국립국악원이 지난해 처음 선보여 열띤 호응을 받은 음악극 '오늘이'는 제주 신화 '원천강 본풀이'를 토대로 한다. 사계절이 모여 있는 원천강으로 부모를 찾아 나선 오늘이는 책만 읽는 도령, 꽃을 피우지 못하는 연꽃, 겁쟁이 이무기 등을 도와주고 부모를 만난 뒤 사계절 소식을 전하는 선녀가 된다.
국악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신나는 프로그램 '엄마와 함께 하는 국악보따리'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인기 공연이다. 로봇 배우 에바와 세로피가 나와 열두 살 소리꾼 박성열, 한진혁과 함께 우리 소리를 배운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로비에 악기를 갖다 놓는다.
인형극 '피리인형 떼루떼루'는 경기도립국악단이 제작해 4월 8일 첫 공연 이래 매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금 임금님, 가야금 아가씨 등 여러 국악기 인형들이 어린이들을 국악나라로 안내한다. 댄스음악부터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와 전통음악까지 두루 나온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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