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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꿈의 전투기' F35 계획 해킹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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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꿈의 전투기' F35 계획 해킹 악몽

입력
2009.04.2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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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는 컴퓨터 스파이가 3,000억달러(405조원) 규모의 미국 차세대 전투기 'F35 번개Ⅱ'(사진) 개발 프로젝트의 중요 정보를 해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국방부에 정통한 전ㆍ현직 고위관료를 인용해 이 같이 밝히고 F35 개발은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투자된 무기개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F35는 현재 시제품이 완성돼 시험 비행을 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추가 제작 예산이 책정돼 있다.

이번에 해킹 당한 정보는 기체 디자인 및 전자시스템과 관련한 것으로 유출 정보량이 테라(10의 12승) 바이트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정도 정보량이면 유사한 수준의 전투기를 개발하거나 F35에 대한 방어기술을 개발하는 데 충분하다.

스파이가 정보를 복사한 후 침입 흔적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접속 과정을 암호화해 미국 국방부는 정확하게 어떤 정보가 빠져나갔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침투가 어려운 국방부나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사의 전산망이 아니라 보안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협력사의 전산망을 우회해 정보에 접근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전산망과 분리된 컴퓨터에 보관돼 있는 핵심 기술에는 스파이가 접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WSJ은 공군의 공중관제시스템에서 최근 6개월 사이에 이와 유사한 사이버 침투가 발생하는 미국 내 전력 공급망을 비롯해 민간ㆍ군사 시설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한 침투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전직 관료는 "미국을 지탱하는 모든 주요 시설이 침투 대상"이라며 "이 같은 공격은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관료는 사이버 침투 당사자로 중국을 지목했으나, 온라인 특성상 정체를 위장하기 쉽다는 점에서 진짜 범인을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전산망 침투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왔으며 해킹 기술을 통해 뒤떨어진 군사기술을 만회하려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은 모든 형태의 사이버 범죄를 금지하고 있다"며 "미 국방부의 보고서는 냉전시대 시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정부 전산망 침투와 관련해 어떤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단 한 명의 관계자도 처벌하지 않는 등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정부는 전산망 보안 강화에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보다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다고 시사하는 등 내부적으로는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부시 정부는 전산망 보안을 강화하는데 총 170억달러를 책정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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