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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벽 뚫린 盧측 '뒤집기 카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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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벽 뚫린 盧측 '뒤집기 카드' 있을까

입력
2009.04.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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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권양숙 여사의 ‘허위 진술’을 밝혀낸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측과의 진실공방에서 우세를 점했다는 것을 뜻한다. 전세를 역전시킬 노 전 대통령의 ‘히든 카드’는 남아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사실 검찰은 그 동안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입증을 자신했지만, 이를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에게 500만 달러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00만 달러를 건넨 사실을 연달아 밝혀냈지만 노 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입증할 만큼 수사에 진전을 보지는 못했다.

오히려 “권 여사가 빚을 갚기 위해 빌린 것”, “개인간 투자거래” 등 노 전 대통령측의 해명이 잇따르자 검찰 안팎에서는 “사법처리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는 상황이었다. 노 전 대통령측의 방어논리는 관련자 모두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는 묘수처럼 보였다.

그러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방어막에 구멍이 뚫렸다. 500만 달러의 운용을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사실상 주도했음이 드러났고,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에게서 ‘개인적으로’ 챙긴 3억원에 대해 권 여사가 “내가 빌린 것”이라며 이유를 알 수 없는 거짓 진술을 한 사실도 밝혀졌다. 노 전 대통령측 해명 전체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이제 노 전 대통령측으로선 새로운 방어논리를 가다듬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일단 권 여사의 ‘거짓 진술’에 대한 설득력 있는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권 여사가 3억원을 받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검찰 수사에 의문을 던졌다.

이 같은 태도로 볼 때, 기존 입장의 골간을 유지하면서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의 3억원이 아니라 별도의 돈을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는 해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3억원이 청와대 대통령 관저로 오기 전까지의 과정은 권 여사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펼 수 있는 것이다. 3억원에 대한 구체적 물증을 제시하거나, 정 전 비서관에게 이 돈의 관리를 다시 맡겼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물론, 당분간 ‘침묵’ 모드로 들어갈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정 전 비서관의 청와대 공금 횡령 혐의와 노 전 대통령의 연루 의혹마저 제기돼 노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에 앞서 어떤 반전의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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