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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협회, 감독 없이 대표선수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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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협회, 감독 없이 대표선수 선발?

입력
2009.04.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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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배구협회가 국가대표 감독 없이 국가대표를 선출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배구협회는 지난 15일 월드리그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명단을 국제배구연맹에 제출했다. 감독란에는 배구협회 이춘표 전무이사 이름을 올렸다. 2010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을 맡기로 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통보도 없이 감독에서 쫓겨난 셈이다.

협회는 '국가대표 감독 전임제'를 추진해왔다. 배구계는 전임제 도입을 반겼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많았다. '명장 신치용 감독이 대표팀을 맡고 있어 전임제를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뜻. 이에 임태희 협회장은 지난달 반대 여론을 의식해 전임제를 유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협회 집행부가 전임제를 고집한 탓에 감독 없이 선수만 뽑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춘표 전무는 20일 "이번 주까지 국가대표 감독 선임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집행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신치용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통령(회장)이 바뀌면 아랫사람(대표팀 감독)도 당연히 바뀐다는 논리다.

이 전무는 "며칠 전에 신치용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전화 통화를 한 적은 있지만 대표팀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배구계에 '협회가 지난해 신치용 감독에게 억지로 대표팀을 맡기더니 올해 들어 감독직을 뺏으려 한다'는 말이 떠도는 이유다.

전임제를 실시하고, 감독을 뽑는 건 협회가 알아서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현 감독에게 통보도 없이 해임을 결정하고, 감독의 의사를 반영하지도 않은 채 선수를 뽑은 협회 행정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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