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야구 축구 등 다른 구기종목과 달리 의외성이 매우 적은 종목이다. 97년 프로농구(KBL) 출범 이후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4강 진출 확률은 95.8%였다. 이번에도 KCC와 삼성이 1차전 승리를 바탕으로 4강에 올랐다. 확률대로 되는 듯했다.
하지만 4강전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역대 4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은 83.3%였지만 삼성은 1차전 패배 후 3연승으로 챔프전 티켓을 땄다. 정규시즌 1위의 챔프전 진출 확률 100%도 깨졌다. 정규시즌 4~6위가 챔프전에 진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4위 삼성이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이변이 속출하는 것은 각 팀의 전력이 상향 평준화된 때문이다. 바꿔서 말하면 챔프전에 오른 KCC와 삼성이 정규시즌 때는 3, 4위에 그친 이유라고 할 수도 있다. 1위 모비스와 7위 KT&G의 승차는 6경기에 불과했다.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치르고 챔프전에 오른 KCC는 높이를 앞세운 팀들의 대표 주자다. 또 6강과 4강에서 3승1패로 비교적 수월하게 챔프전에 진출한 삼성은 조직력의 팀들 가운데 대표라고 할 수 있다. 팀 컬러가 서로 다르기에 변수도 많고, 이변 가능성도 크다.
KCC와 삼성은 지난 주말 챔프전 1, 2차전에서 1승씩을 주고받았다. KCC가 유리할 것으로 보였던 1차전에서는 삼성이, 삼성이 앞설 것으로 예상됐던 2차전에서는 KCC가 승리를 챙겼다. 이 또한 '작은 이변'이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이변이 많아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하다. 결국 승리는 팀 특성을 최대한 살려 순간적인 상황변화에 잘 대처한 팀의 차지가 될 것이다. 두 팀의 멋진 승부, 후회 없는 승부를 기대해본다.
전 SKㆍ기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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