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동안 서울 강남 일대의 유흥업소 50여곳이 잇달아 털려, 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20일 강남경찰서와 강남 유흥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올 3월까지 강남 일대 유흥업소에 몰래 침입해 주류 및 금품을 싹쓸이 해가는 절도 범죄가 50여 차례 발생했다.
특히 절도 행각 대부분이 유흥업소가 문을 닫는 일요일 밤이나 월요일 새벽에 발생했고,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업소만 털려 유흥업소 전문털이 일당의 범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범인들은 업소에 몰래 들어와 운반하기 쉬운 양주를 주로 싹쓸이 해갔고 최근 들어서는 가라오케 밴드의 악기와 장식대 등까지 털어갔다.
이 일대 업소 관계자는 "양주의 경우 업소마다 수십병에서 수백병까지 박스째 사라져 피해액이 업소마다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양주를 통째로 도둑맞은 논현동의 G업소 관계자는 "손님들이 맡기고 간 '키핑 술'까지 사라졌다"고 말했다.
업주들은 경찰이 수사에 소극적이라며 불만이 가득하다. 모 업소 사장은 "지난 1월에 도둑 맞은 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수사를 하는지 여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며 "또 당할까 봐 걱정돼서 사설경비업체와 계약했다"고 말했다.
여성 접대부를 고용하는 일부 업주들은 지레 겁을 먹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조차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흥업소 사장 P(여)씨는 "우리가 내는 세금도 만만치 않은데, 경찰이 업소 치안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경찰 인사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상황 파악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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