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제4차 사법파동'(대법관 인선 다양화 요구) 이후 6년 만에 전국의 법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대법원은 20, 21일 이틀간 충남 천안시 상록리조트에서 각급 법원 법관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법관 워크숍'을 개최한다. 고등법원과 특허법원에서는 부장판사와 배석판사가 1명씩 참석하고, 지방법원은 부장판사, 배석판사, 단독판사 각 1명씩 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파문 이후 대내외적으로 신뢰성과 중립성에 상처를 입은 사법부의 당면 현안에 대한 폭 넓은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일선 법관들이 대법원이나 법원장의 사법행정권으로부터 재판 독립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법관회의에 앞서 지난달 말부터 잇달아 열린 각급 법원 단위의 법관회의에서도 사법행정권에 대한 부분이 주로 논의됐다. 일부 법관들은 "대법원(법원행정처)이 예규를 통해 재판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법원행정처의 규모를 줄이고 인사 부문을 고등법원으로 이양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법원장이 통계나 조정률 등으로 일선 재판부에 직간접적 영향을 행사하는 것은 법관 독립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같은 목소리는 이번 법관회의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예정이다.
법원장이 일선 법관들에 대해 근무평정 권한을 행사하는 현행 인사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와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 및 지역법관제의 폐지 여부 등도 이번 법관회의의 주요 의제다.
'촛불 재판' 파문의 발단이 됐던 사건 배당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이 논의된다. 아울러 신 대법관의 행위에 대한 일선 법관들의 평가와 그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은 전국 법관회의 직후 각급 고위법관 회의를 열어 법관회의에서 도출된 요구사항 및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신 대법관 파문 이후 어수선한 법원 조직 추스르기에 나서기로 했다.
다음달 1일 법원행정처 간부들과 각급 법원 수석부장판사들이 모이는 전국 법원 수석부장 회의가 열린다. 다음달 29일에는 이용훈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전국 법원장 간담회도 개최된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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