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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에 통 큰 후원 박연차, 주민에게도 '통 큰 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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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에 통 큰 후원 박연차, 주민에게도 '통 큰 인심'

입력
2009.04.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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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을 '통 크게' 후원했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자신의 동네 주민들에게도 인심을 베풀어 마을에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통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마을 대소사를 일일이 챙겨주고 어려운 이웃에게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돈을 집어주던 순박한 사람"이라며 "(노 전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게) 도리어 이용당했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경남 김해시 장유면 신안마을로 들어서자 마을 역사 등을 담은 표지석이 서 있었다. 표지석 하단에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기증'이라는 글귀가 눈길을 끌었다. 마당이 넓은 박 회장의 2층 집에는 벤츠 차량 2대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박 회장 부인이 집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집사로 보이는 30대 남자는 "집에 아무도 없다"고 했다.

박 회장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노인들에게는 지갑에서 손에 집히는 대로 10만~20만원을 꺼내 줬다고 한다. 10여년 전 마을회관을 건립할 때 2,000만을 쾌척했고 2년 전쯤에는 마을 노인들에게 베트남 단체 관광을 시켜주기도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박 회장은 150여 가구가 사는 마을 전체의 후원자였던 셈이다.

동네 구판장을 운영하는 30대 주민은 "아저씨는 허름한 운동복 차림으로 '발렌타인' 30년 짜리를 들고 와서 과자를 안주 삼아 자주 술을 마셨다"면서 "작년에 기내 소동 사건이 있었을 때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못살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고 말했다.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어려울 때 박 회장이 3,000만원을 선뜻 내줬다고 전한 이 주민은 "아저씨는 전형적인 촌사람인데 못 배우고 착하다 보니까 이용당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김해=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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