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다시 걸을 수 있고 무용도 할 수 있을 거에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도중 무대에서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된 중국의 유명 여성 무용수가 휠체어 삶을 살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무용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씩씩하게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류옌(劉岩ㆍ27)씨. 그는 지난해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개막식 연습을 하다가 3m 높이의 무대에서 추락했다. '306 군 병원'으로 후송된 후 6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척추신경이 손상돼 하반신 마비 진단을 받고 사실상 무용수로서의 생명이 끝나고 말았다.
당시 중국 당국은 올림픽 축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목격자들과 가족들에게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개막식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사고에 대한 각종 소문이 터져나가자 중국 언론은 류옌이 병원에서 웃고 있는 사진만을 내보냈다.
류옌은 이와 관련 "사고 이후 인생이 달콤하거나 행복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병원에서 6개월이 넘는 치료를 받고 현재는 집으로 돌아와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대리 무용수가 연기하는 개막식 장면을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며 "당시 깊은 우울함과 싸워야 했고, 나의 몸 상태를 알기 위해 의학관련 서적을 읽어야 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는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사고 후 처음으로 지난달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나를 위해 너무 슬퍼하지 말아 달라"며 "이제 강해지겠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류옌은 이를 위해 거의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신의 운동 신경을 되살리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것. 그는 "의사가 희망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실망스럽다"며 "TV 방송인이 되기 위해 공부도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최근 중국 언론은 그가 베이징무도학원에서 전임강사로 활동을 시작하고, 내년에는 베이징사범대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등 학생을 가르치는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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