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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관계 중대기로/ 21일 남북 얼굴 맞대지만…더 어려운 국면 치달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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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北관계 중대기로/ 21일 남북 얼굴 맞대지만…더 어려운 국면 치달을 가능성

입력
2009.04.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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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성공단에서 남북 당국자들이 마주 앉게 된다. 만남을 제안한 것은 북한이지만, 북한이 '선물 보따리'를 내 줄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없다.

오히려 북한이 남한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문제를 걸어 개성공단 운영이나 개성공단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신변과 관련해 '나쁜 뉴스'를 통보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18일 "서울이 남북 군사분계선에서 50㎞ 안팎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라"(북한군 총참모부)며 위기를 한껏 고조시킨 것은 그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때문에 21일 이후 남북관계가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무성하다.

북한은 16일 개성공단 관리당국을 통해 남북간 접촉을 제의하면서 "개성공업지구 사업과 관련해 중요한 사항을 통지할 것이 있다"고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의제가 개성공단 문제에 한정될 것이라는 점을 못박은 것이다. 이어 이틀 만인 18일 북한군을 총지휘하는 총참모부 대변인은 "(남한의 PSI 전면참여는) 선전포고"라며 "누구든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리면 무자비한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3월 30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PSI 전면참여는 선전포고' 발언의 2탄 격이다.

때문에 북한은 21일 접촉에서 "PSI 전면 참여와 개성공단 폐쇄 중 양자 택일하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16일 통지에서 '중요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공단 폐쇄 또는 운영 제한 등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거듭된 경고에도 남한이 PSI 전면참여라는 원칙은 바꾸지 않고 발표 시점만 자꾸 미루니 북한이 초강경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18일 군사위협을 거론한 것은 '21일 접촉 때까지 잘 생각해 보고 답을 가지고 나오라'는 경고"라고 풀이했다. 양 교수는 "남한은 PSI 전면 참여냐 남북관계 전면 차단이냐의 기로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의 조기 해결을 담보할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지역 출입체류 관련 남북합의서'에 따르면 북한은 남측 인원의 법질서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 범칙금 부과, 추방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엄중한 위반행위에 대해선 남북이 별도로 합의 처리하게 돼 있다.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은 유모씨를 북한법에 따라 기소한 뒤 21일 접촉을 '별도의 합의 절차'라고 내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 개선 쪽으로 전술을 바꾸어 유씨 접견 허용 등 선물을 주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제기한다. 북한이 이전처럼 통지문을 보내지 않고 굳이 남한 당국자들을 불러들인 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논리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남한과의 관계개선은 대미 협상, 북한체제 결속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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