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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승패 따른 거물들 계산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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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승패 따른 거물들 계산서는…

입력
2009.04.2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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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29 재보선은 여야의 유력 정치인들에게도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과에 따라 자신의 입지와 영향력을 강화시킬 기회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한나라당 거물들에겐 경북 경주 선거 결과가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 우선 박근혜 전 대표의 득실이 관심사다. 친이계와 친박계간 대리전 양상이 벌어지는 경주에서 친박 성향의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승리한다면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특히 대구ㆍ경북 지역에서의 박 전 대표 입지는 거의 절대적이 될 수 있다.

지원 활동도 하지 않았지만 세간의 시각은 박 전 대표의 승리로 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 후보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부작위(不作爲)가 비판받을 수 있다"는 지적은 있다. 반대로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승리한다면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예전만 같지 못하다는 평가를 낳을 수 있다.

이상득 의원도 경주 선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한나라당 후보가 패한다면 친이계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이 의원의 리더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른바 '후보 사퇴 권유 논란'이라는 구설수에도 올랐던 만큼 후유증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측근인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당선되면 이 의원으로선 한 숨을 돌리게 되며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계기를 만들 여지도 생긴다.

정몽준 의원은 울산 북구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울산에서 5선을 한 정 의원이 자신의 지원으로 한나라당 승리를 이끌 경우엔 당내 기반 확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의원의 '지원 사격'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주류 내부에서 그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

선거 전체를 책임지는 박희태 대표에겐 무엇보다 인천 부평을 승부가 중요하다. 유일한 수도권이자 여야가 제대로 맞붙는 이 지역의 승패에 따라 박 대표의 정치적 거취가 결정될 수도 있다.

민주당의 거물들간 전쟁은 복잡하고 치열하다. 만약 민주당이 부평을에서 이기고 전주 덕진과 완산갑에선 무소속 정동영, 신건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후보는 동시에 명분을 얻게 돼 차기경쟁은 더욱 불을 뿜을 것이다.

정 대표가 최대 격전지에서 승리하면 전국정당화를 앞세워 당내입지를 다질 수 있다. 반면 정 후보가 무소속 연대로 성공할 경우, 호남에서 실체적 영향력을 더욱 굳히게 된다. 이 때의 갈등 양상은 신당창당론을 불가피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부평 을과 완산 갑에서 이기거나, 반대로 전패할 경우 두 사람 중 한쪽의 정치생명은 벼랑 끝에 몰린다. 만약 민주당이 부평을에서 지고 완산갑만 건지면 사정이 복잡해진다. 당력을 집중한 부평에서 지고 완산갑에서만 이기는 건 의미가 약해져 정 대표에게 타격이다. 역으로 무소속 연대 실패는 정 전 장관에게 상처를 입힌다.

손학규 전 대표는 수도권 지원유세로 일단 정 후보와의 차별화를 했다. 당이 어려울 때 돕는 모습으로 줄기차게 제기돼온 이른바 '서자론'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교체론이 제기될 때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보선 성적이 안 좋아도 손 전 대표는 손해볼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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