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를 지지하는 국민민주주의연대(PAD)의 설립자 손디 림통쿨이 17일 수도 방콕 시내에서 괴한들의 총격을 받았다. 태국 정국이 반정부 시위대의 자진해산으로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친탁신계와 반탁신계의 뿌리 깊은 갈등으로 여진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태국 언론과 BBC 등에 따르면 손디를 태운 차량이 이날 오전 방콕시내 ASTV방송국 인근 방쿰프롬 교차로에 도착했을 때 괴한들이 차량에 총을 난사했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2명 이상의 괴한이 픽업트럭을 타고 미행하다 갑자기 손디의 차량을 향해 M16과 AK47소총으로 100여발을 난사했다. 병원 관계자는 "손디가 두개골에 박힌 파편 제거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반탁신계 PAD와 친탁신계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전선(UDD)의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손디는 PAD 창립자이자 친정부 매체인 ASTV 방송국 소유주로 지난해 탁신계 정부의 퇴진운동을 이끌며 정부청사와 공항 등을 점거한 '노란셔츠' 시위를 주도했다. 반면 UDD는 PAD와 구분하기 위해 붉은 셔츠를 입고 이 달 11일 '아세안+3' 정상회의를 무산시키며 아피싯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앞서 15일에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탁신 전 총리 지지자 2명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건물 경비원으로 일하는 20대 청년 2명이 13일 UDD 시위에 참가하겠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나간 뒤 입에 재갈이 물리고 손이 묶인 채 머리에 둔기를 맞아 변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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