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에서 발사되는 다트총, 다리에 장착한 미사일 발사 장치, 레이저 광선 시계, 물속에서 움직이는 자동차, 투명잉크 등등... .
영국 첩보기관이 인기 영화 시리즈 <007>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매번 위험에서 빠져 나와 임무를 성공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최첨단 비밀무기를 개발하는 과학자 'Q' 같은 역할을 해줄 과학자를 실제로 찾아 나섰다.
대내 방첩활동과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국내정보국(MI5)은 최근 하이테크 기술로 지원해줄 과학기술 고문 모집에 착수했다.
AFP 통신과 가디언 인터넷판이 19일 전한 바에 따르면 MI5는 홈페이지에 "뛰어난 과학, 기술을 지속적으로 자문받기 위해 정보국 내에서 과학기술 개발을 맡아 주도할 과학고문을 초빙한다"는 구인공고를 냈다.
응시자 자격 조건으로는 '과학 분야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관련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높은 평가'와 '뛰어난 지도력과 전달력'은 물론 복잡한 여건 속에서도 프로젝트와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경력 등을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다.
MI5는 그간 가장 귀중한 방첩정보를 요원들의 공작에 의존해 수집해 왔는데 여기에 더해 최신 과학기술 발명품을 이용, 정보를 수집하길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영국 정부의 수석 과학고문을 지낸 존 베딩턴 교수는 BBC 등과 인터뷰에서 MI5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자신들을 지휘할 역량 있는 인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딩턴 교수는 "과학고문이 채용돼도 영화에서처럼 제임스 본드가 애용하는 비밀무기의 개발을 의뢰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농담을 하면서도 'Q'로 뽑힌 과학자가 항상 적국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MI5의 과학기술 고문이 "테러를 분쇄하고 영국에 손해를 가져오는 공작활동을 저지하며 에너지원과 국가전력망 등 안보에 필요 불가결한 인프라를 지키고 핵, 생물, 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데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학고문은 대외정보국(MI6)과 육해공군 도청기관의 활동을 지휘하며 정보 목적의 전자 전송을 수신하고 분석하는 정보통신본부(GCHQ)와의 연락도 책임진다.
MI5는 'Q' 응모 신청을 24일까지 접수한 뒤 적임자에 대한 정밀한 선발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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