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64) 태광실업 회장과의 돈거래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22일쯤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주말까지 주변인 조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주 중반 노 전 대통령을 대검 청사로 직접 불러 조사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중수부(부장 이인규)는 이와 관련, 17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가 박 회장의 돈 500만달러 조성과 운용과정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검찰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박 회장으로부터 송금받은 500만달러의 흐름을 추적한 결과, 건호씨가 연씨와 사업을 공동 운영하는 형태로 자금의 이동에 전반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애초 500만달러와 관계없다던 건호씨의 초기 진술이 많이 번복됐다"며 "상당히 순조롭게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건호씨가 500만달러 중 약 300만달러를 자신이 대주주인'엘리쉬&파트너스'로 가져온 뒤 국내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오르고스 등 2곳에 수억원씩 우회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특히 2007년12월 설립된 오르고스의 대표는 건호씨의 경영학석사(MBA)동문인 정모씨로 등재돼 있지만, 건호씨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사실상의 소유자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이 ㈜봉화 설립에 투자한 자금 70억원 중 10억원으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67)씨의 봉하마을 인근 땅을 매입하기로 계약하고 2억원을 실제 지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돈의 성격과 최종 사용처를 확인중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글을 띄워 강 회장과 자신의 인연을 소개한 뒤 "이권 청탁 한 번 없이 순수하게 나를 도와줬고 퇴임 후에도 매주 한번씩 봉하마을을 찾았던 강 회장이 구속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2006년9월 정대근 전 농협회장한테서 받은 3만 달러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권양숙 여사가 노 전 대통령의 회갑선물 마련을 위해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정우 기자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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