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고 대를 이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조상 땅에 돌아왔습니다. 저의 오랜 염원이 이뤄진 기쁨과 흥분으로 가슴이 북받쳐 오릅니다."
1,400년 전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제 성왕의 셋째 왕자인 임성(琳聖) 태자의 후손이 백제의 고도인 전북 익산 땅을 밟았다.
백제 왕족 임성 태자의 45대 후손인 오오우치 기미오(大內公夫ㆍ69ㆍ사진 오른쪽), 오오우치 다카꼬(大內孝子ㆍ65) 부부는 2박3일 일정으로 익산 무왕릉과 미륵사지, 부여 백제왕릉원 등을 참배하기 위해 17일 입국했다.
일본 지바(千葉)현 후나바(船橋)시에 살고 있는 이 부부는 이날 오전 익산시 석왕동 쌍릉(백제 무왕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묘)을 찾아 참배하며 준비해온 '조상님의 능에 드리는 영광의 인사'를 읽었다.
오오우치씨는 "임성 태자가 일본에서 보여준 업적을 소중히 하며 자랑스러운 백제의 후손임을 잊지 않고 대대손손 살아왔다"면서 "지난 1월 미륵사지에서 무왕 시대의 유물이 출토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익산에 직접 가서 찬란했던 우리 선조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왕 참배를 마친 이들 부부는 현장에서 "문화재 보수유지에 보태달라"며 이한수 익산시장에게 100만엔을 전달하고 지난 1월 백제 무왕시대의 사리장엄이 대거 출토된 미륵사지로 자리를 옮겨 1시간30분간 경내를 둘러보았다.
그는 미륵사유물전시관에 보관된 '금제사리호' 대형 사진을 보고 "우리 선조의 기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부부는 18일에는 보석박물관과 웅포 곰개나루, 충남 부여의 백제왕릉 등을 돌아보고 19일 오후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편 백제 성왕의 셋째 아들인 임성 태자는 성왕이 신라의 복병에 의해 피살되자 슬픔을 이기지 못해 타이완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당시 백제의 우수한 문화예술을 전파한 대표적인 왕족으로 알려져 있다.
익산=최수학 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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