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사람끼리 싸우면 쓰간디…. 경제를 살리겠다믄서 전주 살릴 방도를 말하진 않고 저렇게 험담이나 해 쌌고."
17일 전북 전주 완산구 전동 풍남문 로터리에서 만난 한모(58)씨는 4ㆍ29재보선 전망을 묻자 혀부터 끌끌 찼다. 8명의 후보 중 한나라당 태기표 후보와 무소속 김대식 김형근 후보를 제외하면 5명이 결국 민주당 태생이란 얘기다.
인근 남부시장에서 젓갈 상점을 운영하는 그는 "저그들끼리 당파 싸움할 시간에 상인들이 막걸리 마시믄서 하는 얘기를 듣는 게 더 나슬턴디…"라며 훈수를 두었다.
16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탓인지 상인들은 선거에 대한 관심은 제법 높았다. 그러나 17대 총선과 같이 공천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무소속 후보가 다수 등장, 민주당과 싸우는 게 영 마뜩잖은 눈치다.
미싱기 판매점을 운영하는 강모(60)씨는 "저그 덕진에서 정동영 이 싸우고 여그 후보들도 공천 안 줬다고 싸우고… 당을 밀어야 할지, 사람을 밀어야 할지 난감허요"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정동영_신건 무소속 연대로 화제를 돌리자 그는 "신건이요? 국정원장 헌 사람아녀"라며 "정동영과 한 편이라니 맴이 좀 흔들려"라고 속내를 비췄다.
완산구 경원동 민중서관에서 만난 학원강사 정모(34)씨도 "인물로 볼 때 신건 후보를 찍을 것"이라면서도 "아버지 세대들은 신 후보를 알고 있지만 주변 친구들은 잘 모르더라"고 말했다.
전주에서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로 애용되는 객사에서 만난 젊은이들도 "정동영은 아는데 신건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완산구 중화산동에서 만난 택시기사 이모(55)씨도 "신건 후보가 전주 사람이냐"며 "아무래도 재보선은 조직 싸움잉게 민주당 이광철 후보가 되지 않겄어요?"라고 반문했다.
이광철 후보에 대한 온정론도 없지 않았다. 완산구 다가동에서 만난 교사 박모(50)씨는 "이 후보가 17대 때 완산을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었다"며 "정치적 이유로 18대 공천에서 배제된 것이지 주민 평가는 나쁘지 않다"고 옹호했다.
그는 "아파트 단지가 많은 평화동은 큰 평수의 아파트들도 있지만 서민을 위한 임대아파트가 많아서 인지도가 높은 이 후보가 더 유리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평화동 주공 사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이 후보를 대부분 알고 있었다.
때문에 무소속 연대의 파괴력은 아직 잘 눈에 띄지 않았다. 남부시장 내 한 콩나물국밥집 사장(60ㆍ여)은 무소속 연대를 묻자, "이 양반 말하는 게 아녀''라며 명함을 꺼내 보였다.
그러나 거기엔 '전북의 중심 정동영, 전주의 새 일꾼 9번 김형욱'이라고 써 있었다. 김형욱 후보 측이 정 전 장관과의 연대를 위해 '러브콜'을 보내며 어깨띠와 명함에 정 전 장관의 사진을 게재하고 있어 생긴 해프닝이었다.
전주=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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