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모엣헤네시(LVMH)는 루이뷔통,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펜디 등 명품브랜드와 고급샴페인의 대명사 모엣&샹동 등을 소유한 세계 최고의 명품기업이다. 이 회사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지난 달 26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시티를 방문, "내가 지금까지 다녀본 세계 각국의 백화점 및 쇼핑몰 중 최고"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신세계 센텀시티는 영업면적 12만6,446㎡에 백화점(8만3,042㎡),엔터테인먼트 시설(4만3,405㎡)을 갖춘 국내 최대규모의 복합쇼핑몰. 루이뷔통 등 7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춘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 나이키를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의 메가숍 등 쇼핑공간에 골프레인지, CGV영화관, 아이스링크, 교보문고 등 다양한 위락시설이 있는 가 하면, 온천수를 이용한 스파랜드까지 갖춘 것을 보고 '원더풀'을 연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소문을 듣고 주한 유럽 상공회의소 관계자, 중국 광둥성 이화백화점 고위간부, JP 모건 등 해외 금융기관 애널리스트, 일본 주요 언론사 기자, 일본 7대 여행사 관계자들이 줄을 이었고, 국내에서도 CJ 그룹 이미경 부회장, 코엑스 배병관 사장 등의 기업인들이 찾았다.
신세계 센텀시티 정병권 마케팅 팀장은 "센텀시티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쇼핑몰을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달라졌다"며 "시설과 내용 등 모든 측면에서 이미 일본, 홍콩 등 아시아를 뛰어 넘었고,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고 자랑했다.
대형마트, 온라인쇼핑 등 다양한 신업종의 탄생으로 주춤했던 백화점이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신규 출점하는 매장을 대형화하고, 매장 분위기도 고급화하고 있다. 글로벌 불황을 극복할 카드로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것이다.
백화점은 유통업계의 플래그십(Flag Shipㆍ기함)이다. 바다에서 화려한 깃발을 달고, 전투를 진두지휘하는 기함의 역할처럼, 웅장한 백화점을 필두로 주변에 다양한 부대시설을 연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 업계의 전략이다.
신세계 유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백화점 업계의 예상매출액은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도 신규 출점도 부쩍 늘고 있고, 이로 인한 업계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달 센텀시티에 이어 8월에는 기존 영등포점에 구 경방필백화점 부분을 합쳐 연면적 9만㎡(2만7,438평)규모의 초대형 백화점으로 오픈한다. 신세계는 또 2012년 의정부에 연면적 14만6,447m²규모의 백화점 개장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의 거침없는 행보에 대한 롯데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롯데는 올 연말 부산롯데타운내에 롯데백화점 광복점을 입점한다. 2014년 완공될 부산롯데타운은 510m의 초고층 빌딩으로, 백화점을 비롯 쇼핑몰, 할인점, 영화관 등과 호텔, 오피스가 함께 들어설 예정. 연면적 59만㎡중 백화점이 차지하는 공간은 8만5,950㎡로 쇼핑센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게 된다.
내년 오픈 예정인 청량리신역사점에도 연면적 17만㎡의 백화점이 들어서고, 롯데시네마, 롯데마트가 함께 입점할 예정. 2012년 수원역점도 지역상권으로는 최대규모의 백화점이 자리잡게 된다.
2007년 11월 착공에 들어간 김포 스카이파크는 백화점의 플래그십 역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힐 전망이다. 롯데쇼핑 롯데호텔 롯데자산개발이 공동개발하는 스카이파크는 2011년 완공예정으로 부지면적 19만여㎡, 건축연면적 31만여㎡의 대규모 시설이다. 백화점을 비롯, 할인점, 슈퍼, 편의점, 쇼핑몰, 카테고리킬러(전문매장), 면세점 등 롯데그룹이 보유한 입접가능한 대부분의 유통시설이 들어선다.
한동안 주춤했던 현대백화점도 신규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에 비해 유통브랜드가 적은 현대는 여러 사업자와 공동참여 형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겠다는 의지다. 2010년 하반기 문을 열게 되는 일산킨텍스점은 부지면적만 149만6,282㎡로 가히 매머드급이다.
이 곳에 현대백화점을 비롯, 홈플러스, 메가넥스, 아쿠아리움, 차이나타운 등이 들어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를 전망이다. 이밖에 2011년 청주 대농부지와 대구 계산동에, 2012년 양재동, 2013년 아산신도시 배방지구, 광교파워센터 등을 잇따라 오픈할 예정이다.
2007년 삼성플라자를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던 AK플라자는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에 맞추고 내실 다지기로 맞서고 있다. 2008년 수원점에 명품관을 오픈, 버버리, 에트로, 코치, 발리, 막스마라를 입점했다. 지난 달 분당점에 까다롭기로 이름난 루이뷔통 매장을 입점시키면서, 명실상부한 고급백화점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24일에는 8만㎡의 부지에 4호점인 평택점도 문을 연다.
신세계蓉??박찬영 상무는 "고객들의 쇼핑수준이 높아지고 수입명품, 화장품 등 고가 제품의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가격보다는 브랜드와 품격에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가 늘고 있다"며 "다른 업종이 따라올 수 없는 화려한 시설과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어 백화점의 성장은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